스탠딩에그, 신현희와김루트, 볼빨간사춘기… 얼마 전까지 낯선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아는 이름이다. 이들은 이른바 ‘역주행’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역주행이란 발표된 지 시간이 지난 음악이 음원차트 순위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 처음 발표됐을 때 관심도가 높지 않았던 노래가 입소문의 힘으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현상이다.
멜로망스는 치열한 가을 음원차트에서 역주행 신화를 쓴 남성 듀오다. 볼빨간사춘기, 트와이스, 에픽하이, 임창정, 성시경 등 쟁쟁한 음원 강자들이 신곡을 발표한 상황에서도 멜로망스의 ‘선물’은 다수의 음원차트 상위권을 유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선물’은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로 꼽히는 멜론 실시간 차트 정상을 꾸준히 지켜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볼빨간사춘기의 열풍을 멜로망스가 이어가는 듯 보인다.
멜로망스는 보컬을 맡고 있는 김민석과 피아노를 연주하는 정동환으로 구성됐다. 김민석은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 출연해 주목 받았고, 정동환은 제7회 자라섬국제재즈콩쿨 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피아노 연주 실력을 인정받았다. 두 사람 모두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출신으로 ‘선물’을 비롯한 앨범 수록곡 대부분을 직접 작사·작곡·편곡했다.
멜로망스의 차트 선전은 앞선 역주행 기록과 비슷한 과정으로 이뤄졌다. 방송 출연과 SNS 상 입소문이 주효했다. 인디 음악계에서 팬을 모으던 멜로망스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지난 9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얼굴을 비친 이후다. 당시 멜로망스는 인디 특집에 출연해 ‘선물’을 열창했고 지난 7월 발매돼 100위권 밖에 있던 ‘선물’은 역주행 흐름을 보이기 시작해 약 140계단을 뛰어 오르는 놀라운 기세를 보였다.
SNS에 각종 커버 영상과 라이브 영상이 공유되며 화제성도 높아졌다. 보컬 김민석이 모교 축제 포차에서 자연스럽게 ‘선물’을 부르는 영상은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끌며 음원 역주행에 일조했다. 모바일 예능 ‘차트밖 1위’에서 ‘선물’을 부르는 영상은 각종 SNS에 빠르게 퍼져 나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멜로망스의 차트 상위권 유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역주행으로 차트 상위권에 안착한 노래 대부분이 장기간 사랑 받았고, 노래의 계절감도 가을과 초겨울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멜로망스는 웹드라마 ‘옐로우’의 OST 등을 발표하며 활발히 음악 활동을 전개 중이며 최근 다양한 페스티벌과 공연에서 섭외 요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민트페이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