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의원들이 6일 집단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김무성, 주호영,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황영철, 정양석, 홍철호 의원이 그들입니다. 이들은 오는 8일 탈당계를 제출하고 9일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할 예정입니다.
바른정당 탈당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탈당파 9명은 “지난해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를 미연에 막지 못한 잘못으로 정권을 내주고 말았다.”며 “지금 보수는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분열하고 갈팡질팡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속절없이 지켜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보수가 직면한 안타까운 현실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가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오늘 바른정당을 떠나 보수 대통합의 길로 먼저 가겠다.”며 “대한민국 보수가 작은 강물로 나뉘지 않고 큰 바다에서 다시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분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우리는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는 이야기죠.
바른정당의 집단탈당 사태는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당시 김성태 의원을 포함해 바른정당 비(非) 유승민계 의원 13명이 탈당을 감행했습니다. 이들의 명분도 비슷했습니다. “친북좌파 세력의 집권은 막아야 한다.”
특히 황 의원은 쏟아지는 비난에 탈당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이로써 자유한국당은 원내 유일한 보수 야당이자 제1당에 올라설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들이 원하던 보수진영 대통합은 얼추 목표를 이룬 듯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여론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줏대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한다고” “국민을 우롱해도 정도가 있지” “정의로운 척. 정말 웃깁니다” “합리적 보수 타령하더니 결국 자존심도, 신념도 없는 정치꾼” 공분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총선 심판론까지 제기되고 있으니 그 분노와 실망이 이만저만 아닌 거죠.
지난 1월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창당대회가 열렸을 당시 바른정당 의원들은 카메라를 향해 무릎 꿇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라와 국민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보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바른정당을 만들었다고 국민 여러분과 당원께 보고드린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과 관련해) 국민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의 시간을 갖겠다.”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국민은 결국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철새 정치인'이라는 현실을 마주하고 말았습니다. 보수정권 재창출을 꿈꾸던 바른정당,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하기만 하네요.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