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이어온 ‘인연의 꽃 활짝’

한국·베트남 이어온 ‘인연의 꽃 활짝’

기사승인 2017-11-12 07:29:32

 

아세안의 꽃 베트남을 한국문화로 물들일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가 11일 역사적인 개막식을 갖고 23일간의 문화대장정에 돌입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세 번째 글로벌 여정인 이번 행사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9시) 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후에 거리 특설무대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 경북과 호찌민이 함께 만든 감동의 무대
개막식은 베트남과 한국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전 세계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엔 양국의 인연을 담은 축하공연과 미래를 상징하는 청년 문화사절단의 힘이 컸다. 

개막축하공연 ‘함께 피는 꽃’은 전 세계 공통 언어인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춤사위와 악기연주, 노래를 통해 ‘문화’라는 아름다운 인연의 꽃을 피운다는 내용을 전했다.

가장 먼저 영상 속에서 성덕대왕 신종이 웅장한 음악에 맞춰 깨어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라왕경과 궁궐이 모습을 드러내자, 왕과 왕비를 앞세운 제사장, 무희, 화랑의 행렬이 객석을 가로질러 무대에 올랐고, 관객들은 화려한 복식에 눈을 떼지 못했다.

왕경의 밤과 계림을 배경으로 무희들의 춤과 화랑무가 펼쳐졌고, 동궁과 월지에선 무희와 화랑이 함께 춤을 추며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왕과 왕비는 사랑을 이뤘고, 한줄기 빛이 비추면서 성덕대왕 신종의 신비한 종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120송이 연꽃이 무대 위를 수놓았고, 희망을 두드리는 웅장한 북의 합주가 울려 펴졌다. 이어 한국과 베트남 무용단 60여명이 한데 어우러져 연꽃 춤을 선보였다.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이 영상을 통해 LED로 피어나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쏟아졌다.

공연이 끝나고, 이번엔 한국과 베트남 청년 문화사절단이 무대에 올랐다.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을 출발해 하노이, 후에, 다낭 등 1800㎞를 종단한 ‘한·베 청년 공감로드쇼’와 포항 영일만에서부터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32일간 아시아 5개국을 거치는 1만2000㎞ 탐험을 마친 ‘실크로드 청년문화교류 대장정’ 대표단이 그 주인공이다.

대표단은 도착을 보고하고, 한국청년이 베트남청년에게 ‘신짜오’ 구호에 맞춰 깃발을 전달했다. 전달받은 깃발을 함께 힘차게 흔들자 관객들은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개막 축하공연처럼 오랜 옛날부터 양국이 이어온 아름다운 인연을 앞으로 새롭게 이어나갈 청년들이 교류하고 우정을 나눈다는 의미를 담았다.

1350년 전 신라시대 군악대를 그대로 재현한 신라고취대와 캄보디아 왕립공연단, 러시아 로베스니키 무용앙상블도 축제의 분위기를 띄우며 세계 각지에서 온 손님들을 맞았다. 

◆ 소통과 화합의 지구촌 축제에 이어진 찬사
이날 주말을 맞아 수많은 호찌민 시민들이 나와 엑스포를 즐기면서 개막식이 열린 응우엔후에 거리 일대 전체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베트남 HTV는 개막식을 생중계하는 등 양국 언론과 호찌민 주재 외신 등 200여명의 취재진들이 개막소식을 전 세계에 전했다.

개막식이 열린 응우엔후에 거리는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호찌민 여행의 중심이자 각종 행사가 끊임없이 열리는 광장으로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같은 곳이다. 호찌민의 심장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막식에는 ‘호찌민-경주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상북도지사와 응우엔 탄 퐁 호찌민시 인민위원장, 공동부위원장인 최양식 경주시장, 김응규 경북도의회 의장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초대 손님, 베트남 국민, 외국인 관광객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응우엔 티엔 년 호찌민 공산당 당서기,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최경환 국회의원,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우동기 대구광역시 교육감, 박노완 주호찌민 총영사, 고상구 베트남 총연합 한인회장도 엑스포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호찌민을 찾았다.

응우엔 탄 퐁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은 “ ‘문화 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 번영’이라는 주제처럼 ‘호찌민-경주엑스포’를 통해 베트남과 한국, 아시아, 전 세계 각 국가 간의 상호 이해 증진과 경제, 무역, 관광, 교육 등의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행사가 한국과 베트남 간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전 세계 각 지방들, 한국의 각 지방들과 호찌민시 간의 우호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며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트남 다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필리핀 아세안 정상회담으로 인해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담아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아시아 발전과 변화의 중심인 이곳 호찌민시에서 2017년 ‘호찌민-경주엑스포’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호찌민시와 경주시가 함께 엑스포를 개최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엑스포는 양국 간 우호증진은 물론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엑스포 주제처럼 문화 교류를 통해 아시아 공동 번영에 기여하고 아시아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멘 삼 안 캄보디아 부총리, 수스 야라 캄보디아 국회의원, 네스 포마리 캄보디아 문화부 차관, 아입 길림칸 몽골 바양울기 주지사, 다이빈얌 밧사이칸 몽골 옵스 주지사, 담딘 갈산돈독 몽골 홉드 주지사, 나바삼단 감비암바 몽공 헹티 주지사, 쉬케르트 욜 몽골 도르노드 부지사, 앤드르브 스테판 주 중국 러시아 사하공화국 대표 등 해외사절단도 베트남과 한국, 호찌민과 경북이 펼치는 화합의 축제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멘 삼 안 캄보디아 부총리는 “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6’의 개막 11주년에 베트남 호찌민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축하한다. 2006년 엑스포는 캄보디아 관광객 증가의 큰 기폭제가 됐다”며 “이번 행사는 세계가 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의 다양하고 깊이 있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도 “문화유산의 보고, 천년의 고도 경주와 문화경제의 중심지, 역동의 도시 호찌민이 화합과 동반성장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호찌민-경주엑스포’의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다양하고 내실 있는 행사들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교류 협력을 증진하고 양국이 문화와 경제를 양대 축으로 공동 성장을 모색하면서 함께 목표를 실현하는 실질적인 동반자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개막식 마지막 순서에서 양국 인사들이 한국과 베트남 공연단에 대형 화환을 전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양국의 지속적인 우호 증진을 약속하고, 개막을 축하하는 한편, 멋진 공연을 보여준 무용수들을 격려하기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 ‘호찌민-경주엑스포’를 통해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와 역동의 도시 호찌민이 함께 만든 감동의 무대를 활짝 열게 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엑스포는 문재인 정부의 신 남방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행사로 문화를 통한 화합과 평화의 길, 경제를 통한 희망과 상생의 길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은 짧은 수교 기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경제 파트너가 됐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왕래하고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서로에게 중요한 두 나라가 투자와 통상, 관광을 비롯한 다방면에서 우호와 협력의 폭을 넓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호찌민-경주엑스포’은 12월 3일까지 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후에 거리, 9.23공원, 호찌민 시립미술관, 오페라하우스, 벤탄극장 등 호찌민 시내 전역에서 열린다.

공연, 전시, 영상, 체험 등 30여개의 프로그램이 펼쳐져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아시아가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

호찌민=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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