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각광받는 웨어러블 기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체험학습으로 정부과학기술원을 방문했을 때, 흥미로운 연구 주제를 듣게 되었다. 그것은 3D프린터로 인공피부를 만드는 것과 인공피부에 접합시킬 수 있는 웨어러블 소재나 회로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웨어러블 기기는 예전부터 미래를 보여주는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해 아이언 맨과 같은 영화에서도 친숙하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젠 옷에 붙이거나 걸치는 형태 또는 구글 글라스처럼 예전에는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술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몸에 부착하거나 착용하여 사용하는 전자장치를 일컫는 웨어러블 기기가 연평균 3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물론 애플 워치 같은 경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견해가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로 성장할 수 있다면 인류에게 꼭 필요한 연구 분야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은 우리의 삶에 편리함을 줄 뿐만 아니라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도요타는 ‘Blaid’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어깨에 걸치는 시각장애인 웨어러블 기기를 발명하여 이동의 자유를 모든 사람에게 확대해 주었다.
지팡이가 유일한 눈이 돼 주었던 시각장애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차를 타고 가고 싶은 곳을 가게 되었다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게 주어진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웨어러블 기기가 도움을 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보안 측면에서도 지문인식, 홍채인식, 정맥인식으로 보안성이 높은 고유의 생체인증을 할 수 있다. 의료적 측면으로는 피부에 붙이는 웨어러블 기기로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질병 모니터링이 쉬워지고 노인들의 사고를 예방하고 스스로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던 중 작년 8월, MIT 연구진은 사람의 피부를 웨어러블 기기로 사용하는 ‘듀오스킨’, 즉 어태쳐블 형태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듀오스킨의 개발은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의 틀을 깨고 다양한 방법의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어태쳐블 형태는 더 편리하고 더 직접적으로 개개인의 헬스 케어를 도울 수 있다. 듀오스킨은 특히 땀과 접촉이 많아 당뇨측정에 유용하고 장애인들이 휴대하기에 부담이 덜하다. 또한 직접적으로 피부에 닿기 때문에 지문인식이나 정맥인식과 같이 생체인증의 일반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착형이나 액세서리형 웨어러블 기기와 달리 아직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을지 그리고 몸에 직접적으로 닿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신경 써야 할 안정성이 보장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기기의 세계 시장은 2015년 300억 달러에서 2026년 1500억 달러로 연평균 15.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나라도 각 기업에서 이와 같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한때 전자책 열풍이 불면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하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자책은 보급에 실패하였고 종이책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가 전자책처럼 보급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우수성과 네트워크의 편리함을 넘어 인간 중심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회이나 가진 사람들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가는 기술의 발전은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 각별한 보호가 필요한 사회계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를테면 24에이트가 발명한 노인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스마트 슬리퍼’나 걸음걸이를 분석해 치매의 여부를 판단해 주는 ‘로거’ 같은 제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오면서 스마트폰 이상의 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이 더 집중을 받고 있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가 그 가격만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인본주의를 고려한 제품들이 더욱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하승민(한민고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