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서울 명동 세종호텔에서 열린 ‘2017 신체활동 정책기반 조성을 위한 대국민 토론회’에서 고광욱 고신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신체활동은 공중보건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함에도 한국에서는 이제야 주목되고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신체활동 증진은 세계인이 직면한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9년 기준으로 신체활동 부족을 전세계 네 번째 사망원인(6%)으로 꼽았다. 구체적으로 유방암과 대장암 원인의 21%~25%를, 당뇨의 27%, 그리고 허혈성심장질환의 30%가 신체활동 부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호주, 유럽 등 선진국들은 그동안 국가가 적극적 신체활동 증진 사업을 추진해온 반면, 한국은 관련 노력이 뒤쳐져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국인의 건강 성적표는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2016)에 따르면 30세 이상 남성 2명 중 1명(43.3%)이, 여성은 3명 중 1명(30.0%)이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만성질환 유병률도 증가했다. 3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9.1%, 고콜레스테롤혈증과 당뇨병 유병률도 각각 19.9%와 11.3%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또한 걷기실천율(최근 1주일 동안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걷기를 실천한 분율)은 39.6%로 2015년 41.2%에 비해 줄었다.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1주일에 중강도 신체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혹은 고강도 신체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실시한 분율)은 49.4%로 2015년 52.7%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 교수는 “지식기반사회에 들어오면서 인류의 질병의 패러다임이 과영양, 저활동, 스트레스 등으로 변화했다”며 “10분 이상의 신체활동을 하루에 몇 차례만 반복 하더라도 질병 위험이 현저하게 감소함에도 신체활동 증진을 위한 노력이 그동안 부족했다. 앞으로 스포츠, 보건의료, 교육, 도시계획 등 여러 분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체활동은 과거 흡연과 유사한 방법으로 캠페인과 환경조성에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며 “60년대 남성 흡연율 90%에 육박하던 시대와 현재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한 피해와 인식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를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서 건강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물리적 환경이 신체활동의 실천에 끼치는 영향’ 연구에서는 신체활동 실천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 조성’이 중요하며, 이에 따른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연구를 진행한 이돈형 연구원은 “신체활동이 부족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외부 요인인 환경을 조성해 신체활동을 하고자하는 의도를 만들어주고, 실천을 장려해야 한다”며 “물리적 환경조성이 매우 중요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