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 해역을 침범해 나포됐다가 귀환한 경북 경주 감포 선적 '391흥진호'(이하 흥진호)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왔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달 어획고를 올리기 위해 북한 해역을 침범, 나포됐다가 풀려난 흥진호 선장 A(47)씨와 실 소유자 B(50)씨를 수산업법위반(월선조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실 소유주 B씨는 흥진호가 한일 중간수역에서 정상 조업중이라고 해경과 포항어업정보통신국에 거짓으로 위치정보를 알려줘 해경구조세력(함정·항공기)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추가 기소됐다.

포항해경은 형사처분과는 별도로 흥진호가 선박안전조업규칙(월선금지)을 위반함에 따라 경북도에 행정처분도 의뢰했다.

현행법상 월선금지를 위반하면 어업허가와 해기사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돼 있다.

최종 수사 결과 선장 A씨는 지난달 18일 어획고를 올리기 위해 고의로 한일 중간수역에서 북한해역 안으로 50∼62해리까지 침범, 20일까지 불법조업을 감행하다 21일 북한경비정에 나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실 소유자 B씨는 선장 A씨와 위성통화를 통해 흥진호가 북한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흥진호의 항해·통신장비는 GPS 플로터(네비게이션 기능) 2대, 선박위치식별장비인 AIS와 V-PASS, 단거리 통신기 VHF 2대, ST-2700 1대, 장거리 통신기 SSB 2대와 위성전화 2대(1대 고장) 등이 설치돼 있었다.

V-PASS의 경우 울릉도에서 25마일 이후부터 신호가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AIS와 통신기(VHF 2대, SSB 2대, ST-2700)는 울릉도 출항 당시부터 전원이 모두 꺼진(OFF) 것으로 밝혀졌다.

흥진호는 지난달 19일 오후 7시께 투망해 둔 어구 150통 중 50통이 분실되자 근처에 있던 북한 어선이 절단했다고 판단, 북한 어선에 접근해 위협하며 마이크로 항의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포 당시 북한 경비정이 접근하자 흥진호는 3마일 가량 도주하다 덜미를 잡혔다.

나포 이후 북한 군인들이 선장과 선원들을 갑판으로 집합시킨 뒤 평소 사용하지 않는 선수 냉동창고에 감금시켰다.

지난달 22일 오후 북한 원산항으로 입항한 흥진호 선원들은 북한에서 개인 신상과 북한 해역에서 조업·도주사유 등에 대해 조사받고 진술서와 서약서 등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원들은 식사는 매끼 김치 등 5∼7가지 반찬을 제공받고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