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경동맥 내중막 두께의 표준치가 제시됐다.
경동맥 내중막 두께는 심뇌혈관 질환의 대표적인 예측 지표다. 이번에 한국인 표준이 제시되면서 앞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경동맥의 내중막(내막과 중막) 두께는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예측하는데 유용한 지표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내중막 두께가 두꺼울수록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이물질이 쉽게 쌓이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심초음파학회는 내중막의 두께가 75번째 백분위수(75th percentile) 이상의 값을 두껍다고 정의하고 있고, 유럽심장학회에서는 두께가 0.9㎜를 넘는 경우 장기 손상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내중막 두께는 인종과 성별,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국내 환자에 적용하려면 한국인의 성별과 연령에 따른 표준화된 수치 파악이 필요하다.
지난 2005년 건양대병원 심장내과 배장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정상인의 경동맥 내중막 평균 두께는 0.63㎜였고, 35-44세 평균은 0.58㎜, 45-55세 평균 두께는 0.63㎜, 55-64세의 평균 두께는 0.70㎜로 나이가 증가할수록 증가했다. 또 남성(0.65㎜)이 여성(0.62㎜)보다 약간 더 두꺼운 경향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배장호 교수는 한국표준연구원 김원식 박사와 함께 연구에 나섰다. 연구팀은 최근 10년간 국내 12개 대학병원을 방문한 사람들 중에서 심뇌혈관 질환 증상이 없는 성인 2200여명을 대상으로 경동맥 내중막 두께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의 평균 두께는 각각 0.696(±0.163)㎜와 0.686(±0.167)㎜로 나타나 2005년도 값보다 조금 더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두꺼워진 내중막 두께를 의미하는 75번째 백분위수는 남성과 여성에서 각각 0.778㎜와 0.771㎜로 확인됐다. 내중막 두께가 이 값을 넘을 경우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내중막 두께는 흑인, 백인, 중남미인, 중국인과 비교했을 때 연령에 관계없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증상이 없는 사람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경동맥 내중막의 두께를 확인하는 것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심뇌혈관 질환을 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 저명 SCI급 저널(Cardiovascular Therapeutics)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