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前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수십억 혈세 동문과 부인 소속 병원에 ‘펑펑’

[단독] 前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장, 수십억 혈세 동문과 부인 소속 병원에 ‘펑펑’

연구비 19억여원 직간접 연관된 대학병원에 몰아줘... 복지부 "담당자 아니라 몰라"

기사승인 2017-12-02 00:06:00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지난 2015년경 국가 연구비를 당시 A센터장의 원소속이었던 서울대병원에 집중적으로 집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 과제 선정 대상에는 A전 센터장의 부인이 진료과장으로 재직 중인 대학병원도 포함돼 있어, 연구 과제 선정의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철응)은 복지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국내 대학 및 의료기관의 정신건강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경 연구과제 지원 목록을 보면 유독 서울대병원 정신과의 연구과제에 집중적인 연구비 집행이 이뤄졌음이 눈에 띈다. 당시 센터장은 A(현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 그는 서울대병원 정신과 출신이었다.

실제로 ‘20159을 기해 연구비 집행이 줄줄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원로 과학자는 기자에게 이례적인 연구비 집행 방식이라고 말했다. 해당 과제들 및 연구비는 다음과 같다. <성폭력 피해자 현황과 피해유형별 특성에 대한 기초조사 분석 연구>, 28300만원 <자살관련자 코호트기반 위험요인 예측모델 개발>, 82000만원 <국내 불면증 치료실태 및 건강 영향 조사>, 6000만원 <섬망의 조기진단 및 치료표준화>, 16000만 원 등

눈에 띄는 부분은 또 있다. <인터넷·게임 및 스마트폰 중독의 치료 서비스 배치를 위한 포괄적 진단평가체계개발>(201412~20178), <북한이탈주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및 추적관찰>(20159~20198) 2회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의 연구과제가 그것이다. 두 과제는 각각 3억 원과 22700만원의 연구비가 투입됐는데, 당시 A 센터장의 부인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B과장이었다. 이들은 국립정신건강센터 연구과제 선정 회의 당시에도 참석했던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리하면, A 센터장은 재직 시 원소속인 서울대병원 정신과에 132300만원의 연구비를, 부인이 소속된 삼성서울병원 정신과에는 57000여만 원을 지원했다는 이야기다. 19억여 원이 A센터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대학병원들에게 비슷한 시기에 집중 집행되는 과정에서 타 연구자들의 반발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한 연구자는 복지부에 연구과제 선정 과정의 투명성 등을 요구하며 항의했던 것으로 취재 과정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복지부가 이에 대한 별다른 검토 및 제재를 했는지는 미지수다. 참고로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단에 당연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당시 당연직위원을 담당하지 않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당시 당연직위원 및 국립정신건강센터 연구비를 관장했던 복지부내 인사는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연락이 닿질 않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관계자도 답변을 드릴만한 위치가 아니라면서 답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게 전부일까?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여러 정신건강 분야 연구자들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렇듯 소관부처와 담당 기관의 묵인과 방관 속에 수십억의 나랏돈의 집행과 관리는 허점을 드러낸 채 표류하고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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