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의 말 한마디…화제도 비난도 된다

이국종 교수의 말 한마디…화제도 비난도 된다

“소령 이국종, 대통령 ‘각하’께 감사드립니다”

기사승인 2017-12-01 20:50:26


소령 이국종, 대통령 각하와 국민 여러분께서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이국종 교수가 문 대통령을 각하(閣下)’로 호칭한 것은 명예 해군 소령인 그로선 당연한 것일 터. 예상치 못한 상황은 이후부터 발생했다. 네이버와 다음 카카오 포털사이트에는 각하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일부 누리꾼은 각하란 표현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명예 해군 소령으로서 문제될 게 없다고 인터넷 공간에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참고로 이 교수는 아덴만의 영웅으로 불리는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공로로 지난 2015년 명예 해군 대위로 임명된 바 있다. 올해 4월께 이 교수는 소령으로 진급했다. 각하란 호칭은 일본에서 유래한 것으로, 과거 특정 고급 관료를 향해 하급자는 이 같은 표현을 썼다.

그랬던 것이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시대를 거치며 각하는 사실상 국가원수에 국한돼 사용됐다. 아직 대중의 상당수가 각하=군부 독재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유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각하 대신 대통령님이란 표현을 쓸 것을 제안, 이후 이 호칭은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일시적으로 되살아났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각하라고 표현한 바 있고, 이완구 전 국무총리 역시 공식석상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일컬어 각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국종 교수의 각하발언은 앞서 밝힌 것처럼 시각에 따라 다르게 평가된다. 다만, 그가 정치인이나 관료 등이 아님에도 매번 그의 말이 신문지상을 뒤덮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 교수를 향한 일부의 비난, 언론플레이라는 비난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교수 스스로 중증외상에 대한 보건당국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대중적 관심의 중심에 중증외상센터가 아닌 이 교수가 자리하게 되는 상황은, 이 교수의 반대편에 선 이들에게 그를 향한 공격의 빌미를 자꾸 만들어 주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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