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윤호영의 헌신, DB 이끄는 원동력

김주성-윤호영의 헌신, DB 이끄는 원동력

기사승인 2017-12-05 06:00:00

‘동부산성’의 팀 컬러는 옅어졌지만 그 유산은 여전히 DB를 이끌고 있다. 

원주 DB 프로미는 5일 현재 공동 1위 서울 SK와 전주 KCC에 이어 0.5게임차 뒤진 리그 3위에 올라있다. DB는 올 시즌을 앞두고 최하위 전력으로 꼽혔으나 신임 이상범 감독의 지도 철학 아래 리빌딩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한 때 DB는 ‘동부산성’이라 불릴 정도로 큰 신장을 이용한 수비 위주의 농구를 펼쳤다. 김주성과 윤호영, 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 타워를 앞세워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김주성의 노쇠화와 윤호영의 부상 등으로 리빌딩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결국 김영만 감독을 대신해 리빌딩에 일가견이 있는 이상범 감독이 신임 사령탑에 올랐다.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동부산성’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고 공언했다. 수비농구 대신 공격적인 농구를 펼치겠다는 것. 이 감독의 청사진에 따라 올 시즌 DB 선수들은 빠른, 한 발짝 더 뛰는 농구로 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두경민이 한 층 더 성장했고 김태홍과 서민수 등 코트에 얼굴을 자주 비추지 못했던 식스맨들은 어느덧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새 옷을 입은 DB에 팬들은 "DB 농구가 재미있다"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그렇다고 ‘동부산성’의 색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전보다 화려하진 못하지만 김주성과 윤호영은 여전한 높이와 노련함을 바탕으로 DB의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SK전은 윤호영과 김주성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윤호영은 이날 14분36초 동안 9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고, 김주성은 12분11초 동안 뛰며 7득점 3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승부처 활약이 돋보였다. 윤호영은 2쿼터에만 7득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뒤집는 원동력이 됐다. 김주성은 3쿼터와 4쿼터를 통틀어 3개의 블록슛을 따내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보이는 등 맹활약했다. 

김주성은 올 시즌 결장이 없다. 윤호영 역시 부상 복귀 이후 꾸준히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만큼 팀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젊은 선수들도 이들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시한다. 정신적 지주 그 이상이다. 

이밖에도 ‘동부산성’의 한 축이었던 로드 벤슨 역시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팀에 공헌하고 있다. 디온테 버튼의 활약에 상대적으로 돋보이진 않지만 평균 10.38개의 리바운드(리그 5위)를 잡아내며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85개로 리그에서 공격 리바운드 부분 1위를 달리는 모습 역시 벤슨의 집중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이상범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칭찬하면서도 베테랑의 활약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김주성과 윤호영 등이 지금처럼 중심을 잡아준다면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DB가 지금의 기세를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도 여기서 결정된다.

베테랑과 새 얼굴의 조화, DB가 리빌딩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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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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