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성모병원이 근로감독에 부적절한 개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병원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인천북부고용노동지청은 지난 11월 15일~16일, 21일~22일 등 4일 동안 근로감독을 실시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이) 관리자들을 동원,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을 은폐할 것을 지시했다”며 “근로조건에 대한 실태조사를 일반직원들은 배제한 채 관리자급에게만 작성토록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근로감독관의 병원내 이동 경로에 대한 실시간 보고체계를 가동, 노동부 근로감독을 ‘농락’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인천성모병원 관리자가 직원들에게 지시한 카카오톡 채팅 내용을 입수, 병원이 노동부 근로감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병원 관리자는 ▶출퇴근시간 및 시간외근무에 대해 “정상출근하고 정시 퇴근한다”고 대답할 것 ▶15시간 맞교대는 “부서와 본인이 원해서 한다”고 대답할 것 ▶각 부서별로 일찍 출근해 아침인사를 하도록 한 것과 관련, “5월 달에 한 번만 했고 15분만 했다”고 대답할 것 등 답변내용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그러나 이 같은 답변과 실제는 매우 다르다고 말한다. 일단 부서에 따라 출퇴근 전후 평균 1~3시간 정도씩의 연장근무와 이 외에도 전 직원 대청소, 아침기도모임, 친절캠페인, 병원홍보활동, 각종 교육, 종교행사 등 시간외근무가 이뤄졌다는 것.
또한 노조는 소위 ‘맞교대’가 이뤄진 배경은 인력과 비용 최소화를 위한 방안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아침 인사’의 경우, 의사를 제외한 전 직원이 근무시작 전 50분 동안 부서별로 조를 정해 1년 내내 매주 수요일마다 돌아가며 진행했다고도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근로조건 실태 조사를 위한 설문지 작성 과정에도 병원이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노조가 밝힌 개입 내용은 ▶병동별로 배부된 5부 중 2~3부만 작성할 것 ▶수간호사급 이상이 작성할 것 ▶이름과 연락처는 쓰지 말 것 ▶연락처는 개인 연락처가 아닌 사무실 번호를 쓸 것 ▶수간호사급만 이름을 쓸 것 ▶부서별로 면담자와 설문조사 작성자를 파악하여 보고할 것 등이다.
이밖에도 병원이 근로감독관 동선을 실시간 보고토록 하거나 응대 거부를 지시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세부 내용은 이렇다. ▶근로감독관들의 동선을 파악하여 보고할 것 ▶일반직원들은 바쁘다며 응대하지 말 것 ▶수간호사 급은 부서원들이 면담하지 않도록 방어할 것 ▶수간호사급만 응대할 것 ▶부서장들은 근로감독관의 질문사항과 이동상황을 보고할 것 등.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노동부 근로감독이 시작되자 병원은 126명의 카카오톡 그룹채팅방을 만들어 오전 8시40분부터 실시간으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만들어진 그룹채팅은 126명, 66명, 간호부 45명 등 3개라는 것.
노조는 “인천성모병원이 노동부 근로감독을 무력화하기 위해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조직적인 근로감독 방해 행위를 벌였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