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스토브리그도 마무리 되는 모양새다. 2월 열리는 스프링캠프를 거쳐 4월이 오기까지 프로야구는 휴식기에 들어간다. 쿠키뉴스가 2017 시즌 프로야구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주요 뉴스 10개를 뽑아 정리해봤다.
① WBC 2회 연속 예선 탈락
지난 3월 서울 고척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렸다. 안방에서 열린 국제대회라 기대감이 큰 대회였다. 직전 WBC에서 예선 탈락의 수모를 겪은 터라 설욕에 대한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약체로 평가했던 이스라엘에 연장 접전 끝에 패했고 네덜란드전에서도 완패하면서 2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다.
② 최형우-이대호로 열린 100억 FA 시대
지난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최형우와 이대호였다. 최형우는 삼성을 떠나 4년 총액 100억원에 KIA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형우의 역대 최고액 기록은 미국에서 친정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의 손에 의해 깨졌다. 이대호가 롯데와 합의한 금액은 무려 4년 총액 150억원이었다. FA 거품 논란은 이로 인해 더욱 심화됐다.
③ ‘무용지물’ 비디오 판독 센터 논란
KBO는 올해 메이저리그식 비디오 판독을 도입한 비디오 판독 센터를 거금을 들여 오픈했다. 하지만 판독관과 기술적인 문제에서 잡음을 연출했다. 판독 시간도 오래 소요됐고 명백한 오심을 걸러내지도 못했다. 결국 비디오 판독 센터는 유명무실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④ 최규순 전 심판, 구단과 돈거래 의혹
최규순 전 심판과 구단 고위관계자가 금품을 거래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KBO가 송두리째 흔들렸다. 조사 결과 두산과 KIA, 삼성과 넥센이 최 전 심판에 돈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팬들은 해당 구단에 강력한 처벌을 요청했지만 KBO는 벌금 1000만원의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쳐 반발을 불렀다.
⑤ LG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 야반도주 사건
제임스 로니는 루이스 히메네스를 대신해 7월 LG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지닌 그였지만 2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이에 코칭스태프가 2군행을 지시했지만 로니는 불만을 품고 야간에 팀을 무단이탈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⑥ 프로야구 레전드 이승엽 은퇴
프로야구의 레전드 이승엽이 2017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그는 KBO리그 최초로 전 구단 은퇴투어를 다니며 동료,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승엽은 KBO에서 통산 MVP 5회, 골든글러브 10회, 타점왕 4회 등을 수상했다. 일본에서도 활약한 그는 한일 통산 636홈런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밖에도 올핸 LG의 이병규와 NC의 이호준도 성대한 은퇴식을 가지며 은퇴했다.
⑦ KIA 한국시리즈 우승
올 시즌 최고의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KIA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묶어 통합우승에 이르렀다. KIA는 투타의 안정적인 조화, 기량 높은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전반기에만 경쟁자들을 일찌감치 앞질렀다. 시즌 막판 디펜딩챔피언 두산의 거센 추격을 받기도 했지만 선두 자리를 수성했고, 한국시리즈에서 4승1패로 두산을 꺾고 손쉽게 우승을 차지했다.
⑧ KIA 타이거즈 양현종 전관왕 위업
올 한 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선수는 다름 아닌 양현종이다. 좌완 양현종은 국내 투수로 22년 만에 20승 고지를 밟았다.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1승1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첫 승과 우승을 확정짓는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정규시즌 MVP와 한국시리즈 MPV를 동시에 수상한 양현종은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이밖에도 국내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하는 최동원상을 비롯해 야구 관련 트로피 12개를 휩쓸어 전광왕 위업을 달성했다.
⑨ 정운찬 제22대 KBO 총재 등극
KBO가 6년 4개월간의 구본능 시대를 마감하고 새 총재를 맞았다. 11월29일 이사회에서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후보로 추천됐고 지난 11일 만장일치로 정 전 총리가 총재에 선출됐다. 정 신임총재의 각별한 야구 사랑과 철학이 알려지면서 팬들의 기대감이 크다.
⑩ 김현수 115억… FA 거품 논란 심화
최근까지 진행된 스토브리그는 시즌 초부터 불거진 FA(자유계약선수) 몸값 거품 논란을 심화시켰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전전하던 황재균이 국내로 복귀해 4년 88억에 kt 위즈와 FA 계약을 체결했고 두산 민병헌은 4년 80억에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여기에 국내 유턴을 선언한 김현수가 LG와 4년 115억원에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방점을 찍었다. 구단은 ‘오버페이’와 팬들의 언성 사이에서 쉽사리 적정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