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V리그 흥행에 찬물… ‘최악의 오심’ 재발 방지 대책 시급

[옐로카드] V리그 흥행에 찬물… ‘최악의 오심’ 재발 방지 대책 시급

[옐로카드] V리그 흥행에 찬물… ‘최악의 오심’ 재발 방지 대책 시급

기사승인 2017-12-21 15:57:59

프로배구를 떠들썩하게 했던 오심 논란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V리그의 지속적인 흥행을 위해선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측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한국전력과 KB 손해보험이 맞붙은 19일. 국내 겨울 스포츠를 대표하는 강자로 자리 잡은 V리그에 악재가 닥쳤다. 세트스코어 1대1 상황, 3세트 양 팀은 스코어 20대20으로 팽팽히 맞서 있었다. 이 때 한국전력 이재목과 KB 손해보험 양준식이 네트 플레이를 펼쳤다.

이후 주심은 이재목의 캐치볼 파울을 선언했다. 그러자 한국전력이 양준식의 네트 터치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결국 판독에 따라 네트 터치가 인정됐고 KB손해보험이 실점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심이었다. 캐치볼이 터치네트에 우선한 상황이었기에 비디오 판독 요청은 기각됐어야 맞다. KB 손해보험 측이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실점 이후 흐름을 내준 KB 손해보험은 3세트와 4세트를 내리 내주며 패했다.

스포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오심과 달랐다. 심판도 사람이라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심판들의 권위적이고 맹목적인 태도에 팬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정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심판이 이를 묵과했다는 게 후폭풍을 불러왔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운영을 담당하는 경기감독관 역시 최악의 오심에 상당 부분 지분을 할애했단 점이다. 정정을 지시하진 못할망정 심판진과 더불어 판독을 진행했다. 심지어 항의하는 권순찬 감독에게 레드카드까지 내밀었다. 기본적인 룰 숙지조차 되지 않았단 방증이다. 

이밖에도 심판진은 4세트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KB 손해보험 측의 네트 터치를 지적하며 득점을 무효화했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땐 심판진의 명백한 오심이었다. 어이없게 경기를 내준 KB손해보험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한참을 코트에 서 있었다. 

후폭풍은 상당했다. 배구 팬들은 KOVO 홈페이지 게시판에 성토의 글을 올렸다. 포털 사이트의 기사 댓글엔 심판진에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재경기를 촉구하는 청원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에 등장했다. KB 손해보험도 즉각 항의하고 나섰다. 관련자들의 문책과 재경기를 요구했다. KOVO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관계자들에 무더기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경기 진병운 주심과 이광훈 부심은 무기한 출장 정지, 어창선 경기감독관과 유명현 심판감독관은 무기한 자격 정지를 받았다. 다만 요구한 재경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OVO의 발 빠르고 엄중한 대처는 박수 받을 만하다.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징계가 아니라 무기한 출전, 자격 정지의 중징계를 내림으로써 팬들의 화를 조금이나마 가라앉혔다. 타 스포츠의 오심 관련 징계와 비교해도 결단력이 있다.

중요한 건 사후 처리보다 재발 방지다. 오심으로 인해 KB 손해보험처럼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는 팀이 나와선 안 된다. 심판이 경기를 좌지우지 하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

KOVO는 징계 수위를 발표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심판 운영 선진화 작업을 앞당겨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V리그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관객 수와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굳히고 확장해나가기 위해선 경기력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승부조작, 오심 등의 외부적 요인들을 차례로 차단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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