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한국당 잘리고 전당대회 기탁금 3000만원 본전 생각나더라”

류여해 “한국당 잘리고 전당대회 기탁금 3000만원 본전 생각나더라”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자칭 ‘보수우파’ 정치 신인의 몸부림

기사승인 2017-12-27 15:57:30

*정치인이 주최 및 주관하는 행사를 보노라면 민망해질 때가 적지 않다. 지지자에게 혹은 미디어에 본인을 어필하려는 이른바 소위 깔때기때문이다. 27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류여해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의 출판기념회겸 북콘서트도 그랬다. 특유의 과장된 발언과 자기 홍보를 보고 있자니 문득 여의도 정치의 본질이란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빼앗긴 서울에도 봄은 오는가. 대한민국의 희망, 류여해, 정준길’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국회도서관 대강당에는 이 같은 문구가 큼지막한 크기로 박혀있었다. 그러나 행사장 곳곳에는 빈자리가 적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사회를 맡은 정준길 자유한국당 광진을당협위원장은 어젯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에서 류 전 최고위원의 제명이 결정됐다예상 인원보다 참석자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페이스북 방송을 하며 나타난 류 전 최고위원을 향해 지지자들은 사전에 연습한 열렬한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에 다소 흥분한 류 전 최고위원이 외쳤다. “라이언(그가 들고다니는 인형 캐릭터의 이름) 달려! 제가 인형 들고 다니니까 그렇게 유치하세요? 국회의원들이 인형과 대화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는 게 진정한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적지 않은 취재진은 류 전 최고위원의 정치소신이나 길지 않은 정치 역정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한 새로운 폭로를 내놓을 지가 궁금할 터. 류 전 최고위원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를 적절히 자극해 본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을 뿐. 그러거나 말거나 류 전 최고위원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한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토크 콘서트를 취소하고 싶었다. 참석한다던 이들이 갑자기 몸이 아프다, 상을 당했다고 하더라. 이번에 제대로 배웠다. 난 의리의 정치, 정의의 정치를 꿈꾸던 사람이다. 전국 각지에서 와주신 분들에게 큰절한번 하고 시작하려고 한다. 감사하다.”

류 전 최고위원은 달변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 윤리위원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광진을당협위원장은 당시 당원도 아니었는데 우리 당이 무너진 언론 환경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열정적인 모습에 반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인터넷 방송이던 적반하장은 류 전 최고위원의 스피커’ 역할을 했. 튀는 진행으로 그는 조금씩 본인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에 대해 류 전 최고위원은 적반하장을 만들 때, 자유한국당에는 아무도 없었다. 발로 뛰면서 방송을 만들었다. 예상외로 상당한 시청자들이 몰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에서 홍준표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고 주장하지만, 정 반대의 평가도 나온다. 해당 방송을 통해 본인의 지지도를 올리려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제로 방송을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친박김명현 의원이 적반하장을 빼앗았다. 당사 앞에서 변희재 대표와 있을 때, 본인이 박사모였다고 하더라. 현재 지도부에서 큰 힘을 휘두르고 있을 때, 전당대회에 나갈 때, 전화를 걸어 네가 왜 나가느냐. 다신 안 본다고 화를 내더라. 전당대회 끝나고 첫날(74) 적반하장 방송팀이 쓰던 방을 비울 것을 요구했다. 결국 빼앗겼다.”

마지막 몸부림

이날 현장에는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류 전 최고위원의 말 한마디에 웃고,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쳤다. 행사장에 모인 이들은 대선 때 도왔는데 이렇게 내칠 수가 있는가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당 윤리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한방에 날리는것 자체가 사당화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의원들을 향해 날선 비판도 던졌다. “(바른정당에) 나가서 그렇게 총질을 한 것에 대해 사과는 해야 한다“그러나 사무총장, 홍보본부장, 수석대변인, 원내대표, 혁신위원장 등의 여러 요직에 배치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이후 행보를 유추키는 어렵지 않다. 본인의 인터넷 방송과 SNS를 통해 다시 제도권 정치의 진입을 호시탐탐 시도할 것이다. 이날 행사 끝까지 '폭탄 발언'은 없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전날까지도 고심했다고 말했다. 결국 '폭탄 투척'을 포기한 이유는 '보수우파가 돌아갈 당을 망가뜨릴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행사 중간 류 전 최고위원의 한마디가 인상적이었다.   

제명 소식을 듣고 전당대회 때 집어넣은 기탁금 3000만원과 당비가 생각나더라.”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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