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가톨릭병원이 사내 장기자랑에서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해 구설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임신한 간호사에게 강제로 ‘야간 근로 동의서’를 작성케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병원 노조는 28일 “간호사가 임신하면 ‘야간 근로 동의서’를 작성케 하고 야간 근로를 시켜왔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측이 최근 3년 내 임신한 간호사 중 야간 근무를 본인 의사에 따라 했다는 이들을 가려내고 있다고도 전했다.
병원이 이러한 조사를 한 이유는 뭘까? 노조는 대구고용노동청 근로감독 당시 “임신 5개월이 지나 야간 근로를 한 적이 없다”는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신 마지막달까지도 근무를 강요해 아기를 유산한 간호사도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병원 측은 간호사가 임신을 한 상태에서 야간 근로를 하게 되면 노동청에 신고하게끔 돼 있고, 이에 따라 야간 근로 동의서를 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주장처럼 ‘강압적인’ 야근 강요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병원은 추가로 현재도 임신한 간호사의 야간 근무는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병원 측의 이 같은 대응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야간 근로는 자발적 선택에 의해 이뤄졌다는 병원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즉, 노동자 입장에서 개별 면담 진행시 야간 근무 동의서 서명을 요구하는 관리자에게 “노”라고 말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임신부 야간 노동과 관련해 향후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소속으로 지난 27일 활동을 시작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