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서 어선들끼리 짜고 오징어를 싹쓸이하는 불법 공조조업을 한 어민 39명이 무더기로 해경에 적발됐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동해안에서 오징어 불법 공조조업으로 9억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트롤어선 D호 선장 A씨 등 39명을 수산자원관리법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포항해경은 D호 선장 A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포항해경은 지난해 9월 28일부터 11월 29일까지 울릉도, 독도 인근 해상에서 D호가 수 십척의 채낚기어선과 불법 공조조업을 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두 달간의 끈질긴 수사를 통해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D호는 두 달간 73회에 걸쳐 채낚기어선 36척과 불법 공조조업을 통해 오징어 2780가구(120t, 시가 9억3000만원)를 포획했다. 

D호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선명을 고무판으로 가리는 치밀함을 보였다.

특히 대량으로 포획한 오징어를 끌어올리기 위해 선미에 롤러를 설치하는 등 불법 개조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공조조업에 가담한 채낚기어선들은 집어비(일명 불값)로 1억8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주로 현금거래나 3자의 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문기 수사과장은 "트롤어선과 채낚기어선들의 불법 공조조업으로 동해안 어족자원이 무차별적으로 남획돼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며 "중국 어선 또한 우리 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할 수 없도록 검문검색 등 감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조조업은 채낚기어선이 집어등 불빛으로 오징어를 모으면 트롤어선이 자루모양의 큰 그물로 채낚기 주변을 끌고가는 방법으로 소위 '오징어 씨를 말리는 범죄'로 불린다.

공조조업을 할 경우 수산자원관리법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