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가 돌아왔다. ‘톱 시드’(TOP SEED)는 멤버 호야가 팀을 탈퇴한 후 인피니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결과물로 1년 4개월 만의 신보이자, 3년 8개월 만에 발표하는 정규앨범이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인피니트가 오랜 고민 끝에 준비한 음악은 무엇일까.
인피니트는 서울 이태원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정규앨범 ‘톱 시드’ 발매 기념 공연을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이날 인피니트는 앨범 수록곡 ‘노 모어’(No More)와 타이틀곡 ‘텔 미’(Tell Me) 무대를 선보였다.
‘톱 시드’는 8년 차로 접어든 인피니트 여유로운 관록과 새로운 도전을 담은 앨범이다. 최고의 팀을 의미하는 앨범명을 통해 인피니트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지난주 팬미팅을 같은 장소에서 개최했기 때문일까. 6인조로 처음 나서는 공식석상이었지만, 멤버들은 여유로운 태도로 공연과 기자간담회에 임했다.
인피니트는 긴 공백기 동안 일종의 성장통을 겪었다. 지난해 재계약 시점 당시, 오랜 논의 끝에 멤버 호야가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 것. 멤버들은 “호야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입을 모았다. 재계약과 그룹 유지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동우는 “성규 형 집에서 처음 이 소식을 듣고 1시간 동안 울었지만, 호야의 선택을 존중했다”며 “7명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고 각자의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픔이 없지는 않지만, 그 아픔을 어떻게 승화시킬지가 저희의 몫이다. 팬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6명은 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멤버들은 이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느낌을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인피니트는 “6인 체제가 되며 성장의 아픔을 겪고 성숙해졌다. 이번 앨범에는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되 조금 더 성숙한 음악을 들려드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시도는 타이틀곡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피니트는 타이틀곡 ‘텔 미’를 통해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되, 음악적으로 새로움을 추구했다. 동우는 타이틀곡에 대해 “후렴으로 시작되는 도입부가 독특하다”며 “노래가 후렴으로 시작돼 후렴으로 끝난다. 매우 중독성 있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새로움도 있지만 익숙함도 찾아볼 수 있다. ‘돌아와’라는 가사가 반복돼 이들의 데뷔곡인 ‘다시 돌아와’가 연상되는 것.
퍼포먼스의 느낌도 많이 변했다. ‘칼군무’보다 ‘느낌’을 살린 안무를 준비한 것. 멤버들은 “기존 안무가 센 동작 위주였다면, ‘텔 미’ 퍼포먼스는 느낌 위주다.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다”라고 새로운 퍼포먼스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앨범에 동우, 엘, 성종의 솔로 가창곡이 수록된 것도 눈에 띈다. 동우와 엘은 작곡이나 작사 작업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솔로곡이 멤버 개인에게 어울리는 색채를 지닌 덕분에 앨범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더욱 다양해졌다. 2011년경 녹음한 ‘기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성규와 성종은 재녹음을 진행하지 않아 당시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호흡을 맞췄던 프로듀서보다 새로운 얼굴들과 작업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인피니트는 새롭게 시작한다. 성규는 “분명 지난 앨범과 차이점이 있다. 이제 다른 색의 인피니트가 존재하게 됐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대화를 많이 하고 욕심도 많이 냈다. 공백기 동안 많은 고민을 한 만큼 이번 앨범이 나오게 돼 뿌듯하다.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6인조로 앨범을 발매한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인피니트는 올 한 해 뮤지컬, 드라마 등 개인활동과 그룹 활동을 활발히 병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동우는 “2018년의 ‘8’자가 무한대를 뜻하는 저희 로고와 비슷한 만큼, 올해를 인피니트의 해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하며 새롭게 출발선에 선 각오를 전했다.
인피니트는 8일 오후 6시 세 번째 정규앨범 ‘톱 시드’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텔미’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