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18’이 12일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전 세계 150여국에서 약 4000개의 기업이 참여했으며 19만여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한 이번 CES는 커넥티비티(connectivity·연결성)에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변화한 모습을 보였다.
◇ 신제품 발표에서 솔루션 제시로 기조 변화…AI 탑재 제품↑
지난 CES와 달리 대다수 기업이 제품 중심에서 공간, 즉 솔루션 중심으로 초점을 맞춰 부스를 꾸몄다. 냉장고, 세탁기, 오븐 등의 부문으로 나누어서 전시 공간을 꾸미고 몇몇 제품만 유리 부스 등에 넣어 따로 소개하는 식이었다.
삼성전자는 미래 IT 플랫폼을 제시한 부스를 통해 IoT(사물인터넷) 사물들을 선보였다. 꽃병, TV, 의자, 책상,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인공지능을 탑재해 소비자가 가정 내 모든 사물을 통해 IoT 기술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하만과의 자율주행 사업의 성과인 ‘디지털 콕핏’을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 AI 플랫폼 ‘빅스비’와 IoT 서비스용 클라우드인 ‘스마트싱스’가 적용된 차량용 솔루션이다. 삼성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UX(사용자 경험)를 사용해 조작이 용이하며 빅스비를 통해 보다 빠른 기능 조작이 가능하다.
LG전자도 최근 런칭한 자사 인공지능 브랜드 ‘씽큐(ThinkQ)’를 전면에 내세워 관객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리빙존, 키친 솔루션, 런더리 케어 등의 공간으로 나뉘어 사용자 중심의 AI 솔루션을 제시했다.
씽큐 스위트존에서는 가상의 인물 ‘마이크’를 내세워 AI가 사용자의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려줬다. 관람객들은 마이크를 통해 에어컨, 세탁기, 오븐, 냉장고, 공기청정기, TV 등 가정 내 전 제품을 AI로 컨트롤 할 수 있음을 간접 경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인공지능화는 계속될 것이며, 향후 가전 제품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기기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OLED vs QLED 경쟁 본격화…롤러블‧투명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선봬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글로벌 TV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대형 고화질 프리미엄 TV로 관람객의 발길을 끌었다.
이번 CES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LG전자를 필두로 그룬딕, 나소닉, 도시바, 뢰베, 메츠, 뱅앤올룹슨, 베스텔, 소니, 스카이웟, 창홍, 콩카, 필립스 등이 OLED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LG 전자는 부스 입구에 OLED 246장을 이어붙여 만든 ‘올레드 협곡’으로 관람객의 극찬을 받았다. LG전자는 협곡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볼록한 모양으로 구부린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156장, 오목한 모양의 사이니지 90장을 이용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 가능한 8K 85인치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로 반격에 나섰다. 아울러 146인치 마이크로LED TV ‘더 월’을 공개,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 투 트랙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임을 드러냈다.
마이크로LED TV는 소형 LED 칩을 활용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서 칩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낸다. 자발광이 불가능한 LCD TV의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TCL도 QLED TV 진영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자리를 지켰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롤러블과 투명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음악 및 영화감상, TV 시청 등 각 상황에 맞게 사용자가 화면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완전히 접을 경우 공간 활용 및 제품 이동에도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명 디스플레이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투명성과 고화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현재 기술만으로는 OLED TV의 고화질을 따라잡기 무리가 있어 시중에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관계자는 “롤러블 8K OLED TV가 (투명 디스플레이보다 상용화 시기가) 더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