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업계 꼴찌를 벗어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나 곳곳에 문제가 산적해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카카오와 제휴를 맺고 다음 달 15일 전후로 ‘키즈폰’을 선보인다. 키즈폰은 손목시계, 목걸이 등 어린이가 착용할 수 있는 형태의 모바일 웨어러블 기기를 말한다.
업계는 카카오의 인공지능 솔루션을 탑재한 제품군을 통해 LG유플러스에 가입한 어린이들이 간단한 음성인식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또 카카오 캐릭터 디자인 등을 적용해 어린이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가능성도 제시됐다.
LG유플러스의 키즈폰 출시는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2014년 ‘쿠키즈워치 준’을 출시했으며 약 3년 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 점유율 80%를 달성했다. KT도 네이버 캐릭터를 활용한 ‘라인키즈폰’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가입자를 늘려왔다.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요금제 할인 혜택으로 본격적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선택약정 요금할인 고객이 휴대전화 파손 및 분실 등으로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 재약정을 할 경우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위약금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재약정 시 위약금 유예 제도를 도입한 곳은 LG유플러스뿐이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조직 내부에서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권영수 부회장 지시로 ‘사원-선임-책임’의 3단계 호칭 체계를 ‘님’으로 일원화했다.
또 ‘원페이지 보고’ 제도를 도입해 보고서 분량을 한 쪽으로 제한했으며,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은 공식적으로 회식을 금지했다. 월요일은 한 주 업무를 계획하고, 수요일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며, 금요일은 주간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회사 안팎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 스피커, 키즈폰 등의 사업을 모두 제휴사와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AI 플랫폼이 빈약한 LG유플러스로서는 제휴사와 협업할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재 업계 화두로 떠오른 ‘근로시간 단축’ 역시 LG유플러스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이통사 가입자 수가 일정량 이상 증가할 수 없는 업계 특성상 LG유플러스가 업계 꼴찌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경쟁사로부터 이용자를 빼앗아 와야만 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이통사 대리점 및 영업점 운영시간이 줄어들면 소비자가 매장을 찾는 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활성화된 시장에서 경쟁사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유치해야 하는 LG유플러스로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도 LG유플러스와 유사한 요금제 할인 혜택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경쟁사에서 비슷한 요금제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이 LG유플러스로 돌아설 이유가 줄어들지 않겠나”라며 “LG유플러스의 3위 탈출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