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새로운 기술로 미래 먹거리 찾다

정유업계, 새로운 기술로 미래 먹거리 찾다

정유업계, 새로운 기술로 미래 먹거리 찾다

기사승인 2018-01-18 05:00:00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정유업계가 올해는 비정유 부문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특히 정유회사 빅4는 정유 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장기적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화학사업 등 비 정유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새로운 기술 분야에 도전한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4대 정유회사들은 2018년 경영전략을 통해 새해부터 비정유부문 성장의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업계 1위인 SK 이노베이션은 향후 회사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할 사업으로 ‘배터리’를 선택했다. 지난해 11월에 헝가리에 7.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규모는 충산 서산 베터리 공장의 2배 규모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차세대 동력인 화학 사업은 미국의 다우로부터 인수한 EAA(에틸렌 아크릴산) PVDC(폴리염화비닐리덴) 사업을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진입시키고 고부가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것”이라며 “미래 성장 축인 배터리사업을 보다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타 정유사에 비해 정유 부문의 수익 비중이 높은 GS칼텍스는 바이오케미칼 분야를 비롯한 비정유 부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9월 약 5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여수 GS칼렉스 제2공장 내 착공한 GS칼텍스는 올해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 개발, 수요처 개발 등 상용화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가 상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에탄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다. 휘발유와 혼합해 사용해도 연비손실이 적고, 엔진의 개조 없이도 휘발유 차량용 연료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NCC(나프타분해시설)와 PE(폴리에틸렌) 설비 투자 등 화학사업 인프라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 역시 비정유부문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오스만 알 감디 CEO는 최근 서울마포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목표를 잔사유고도화컴플렉스(RUC)와 올레핀다운스트림컴플렉스(ODC) 프로젝트의 성공적 가동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쓰오일은 4조8000억원을 투입한 초대형 신규 프로젝트의 가동으로 경쟁력을 비약적으로 제고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에서 시행된 단일 플랜트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잔사유 고도화’(RUC, 원유에서 가스‧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값싼 기름을 휘발유로 전환하는 시설)와 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고도화 설비를 통해 건축‧생활소재의 원료로 쓰이는 올레핀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가 건설되면 해당 설비 가동 시 하루 7만6000배럴의 잔사유(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벙커유 등 값싼 중질유)를 프로필렌 및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국내 업체 중 가장 높은 현대오일뱅크는 2009년 이후 일본 코스모오일, 네덜란드 에너지기업 쉘, 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화학업체와 합작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코스모오일과 합작해 설립한 현대코스모 제2공장을 가동해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은 연산 142만톤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3년 평균 정유 부문이 매출액 비중은 높으나 영업이익률은 낮았고 반대로 비정유 부문은 매출액 비중은 낮으나 영업이익률이 높다”며 “국내 정유업계가 이에 맞춰 비정유 부문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지속 가능한 수익을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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