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이화여대총장 “이대목동병원 사태, 내부서 해결해라”…병원 내부서 비판 제기

김혜숙 이화여대총장 “이대목동병원 사태, 내부서 해결해라”…병원 내부서 비판 제기

병원 노조 “리더십 부재가 사태 키워”…현 병원장 비대위원장 선임도 논란

기사승인 2018-01-20 00:10:00

‘적폐’몰아낸 경영진 기대했지만…리더십 부재가 사태 키웠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이화의료원지부 노조원들은 19일 정오 직원식당 앞에서 ‘비대위 즉시 재구성하라’는 내용의 노보를 돌렸다. 정혜원 병원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심봉석 이화의료원장과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을 비롯한 경영진 7명은 지난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런데 곧이어 학교 측이 신생아 사망사태 수습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장으로 정혜원 병원장을 임명하자 노조가 반발에 나선 것이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키워온 핵심 당사자인 정혜원 비대위 체제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정혜원 병원장에 비대위원장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했다.  
 
이어 노조 측은 “경영진들은 신생아 중환자실 집단사망 건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와 대처는커녕 변명과 축소로 일관해왔다. 유가족과 국민들은 아이들의 사망사고 후 병원의 부적절한 태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며 “비밀스럽게 사태를 눈덩이처럼 키워 온 무능한 경영을 누구더러 따르라고 할수 있겠느냐”며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8일 저녁 김혜숙 이화여대총장은 의료원을 방문해 직원 및 노조와 연속간담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김 총장의 혁신안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러운 간담회’에 그쳤다고 평했다. 사태의 해결을 위해 총장이 나서야 한다는 요청에 “내부의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는 전언이다. 

김 총장은 지난해 정유라 학사 비리와 미래라이프대학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집단행동 사태 당시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교수다. 이대 역사상 첫 직선제로 선임된 총장이기도 하다. 정혜원 병원장은 김 총장의 주요 혁신 인사 중 하나로 취임 당시 병원 임직원들의 기대를 모은 인물로 알려진다.

이번 신생아 사망 사건은 지난해 7월 현 병원 경영진들이 취임한지 5개월 만에 발생한 첫 위기다. 일각에는 그동안 지속돼온 내부 시스템의 문제를  현 병원진의 책임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사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만큼 신생아 사망 사건 발생 당시 어설픈 수습행보를 보여준 현 경영진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인식이다.

현재 이대목동병원은 신생아 사망사태라는 해결 과제를 안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재인증 심사를 앞두고 준비 체제에 돌입했고 조만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상시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당초 올해 중 개원 예정이었던 서울 마곡병원 관련 사항은 일단 불투명한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이대목동병원 직원들은 과거 동대문병원 폐업으로 어려웠던 기억이 남아있다. 이번 사태로 병원 경영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 상태”라며 “사태를 수습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비대위를 속히 세울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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