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와 이른바 ‘아름다운 복수’에 대한 일화를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해 대선 승리 직후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남기고 문재인 대통령 곁을 스스로 떠났다. 그의 존재가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8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진행자 김어준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간적으로 매료된 점이 있냐”라는 질문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에 대해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지금도 아마 문 대통령이 지갑에 가지고 계실 거다. 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가지고 다닌다”라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부산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집에서 비서들이 찾아낸 컴퓨터 속 유서를 출력해서 당시 문재인 실장에게 가져다 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때부터 이 유서를 "꾸깃꾸깃 접어서 지갑에 갖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한 번은 여쭤봤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때 (문 대통령이) ‘복수’라는 이야기를 쓰셨다. 그런데 그 복수가 누구에 대한 앙갚음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아름다운 복수’라는 말을 하셨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 우리의 가장 큰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어느 사건을 극복하고 아름답게 뛰어넘는 방식 그런 걸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를 두고 “세상과 작별하는 그는, 마지막 인사조차 한없이 낮게 써 내려갔다”라고 표현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권과 검찰은 노 대통령 주변을 샅샅이 훑어 가까운 사람들을 잔인하게 핍박했다”면서 “자신 일이면 얼마든 감당할 강한 분이었지만 주변 사람이 고통받는 것은 차마 견디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는 인간의 법정 대신 역사의 법정을 선택했고 개인의 진보 대신 역사의 진보를 택하는 가장 고독한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분은 그 글로 세상에 이별을 고했지만 나는 그분 유서에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인사’라는 작은 헌사를 올린다”라며 “이것이 노무현을 향한 나의 마지막 오마주”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계복귀설에 대해서는 “올해 지방선거를 비롯해 문 대통령 재임기간 5년 동안 출마하지 않는 것은 물론 5년 뒤, 앞으로도 영원히 정계진출을 하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