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신생아중환자실 인력현황을 발표한 가운데, 전담 의료인력의 적정 기준이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신생아중환자실 안전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수는 평균 9.7명(0.3~30.9), 간호사 1인당 신생아중환자실 환자수는 평균 0.6명(0.1~1.0)으로 확인됐다.
특히 기관별 전담의 1인당 환자수 평균 편차는 최소 0.3명부터 최대 30.9명으로 큰 폭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별로 주치의 1명당 담당하는 신생아중환자 수가 크게 차이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료인 1인당 환자수 제한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안치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병원 내 의료사고의 대부분은 왜곡된 의료 시스템과 인력난에서 온다”며 “주치의 1인 당 환자 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에는 전공의 단 2명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소아병동, 소아응급실까지 총 세 구역을 담당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다만, 현행 의료법에는 전담 의료인의 배치 기준, 인원 등에 대해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대목동병원 사고 당일 부족했던 인력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상태다. 때문에 이번 실태조사 결과 인력배치가 적정 수준으로 확인된 의료기관이라고 하더라도, 향후에도 계속 유지될지는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대목동병원 또한 평소에는 신생아중환자실만 2명의 당직의가 전담, 적정 인력배치가 이뤄지는 체제였지만 사고 당시 전문의시험 준비로 여러 명의 전공의가 빠지면서 평소 인력기준에 못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전담의 1인당 적정 환자수를 유지하도록 세부기준을 검토할 방침이다.
정은영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전담의 1인당 편차가 과도한 부분에 대해서는 세부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과장은 "다만, 분석 결과 의사 1명당 환자를 많이 보는 것이 성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었다. 의사 1인당 환자수가 높은 상급종합병원보다 오히려 병상가동률이 낮고, 1인당 환자수가 적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감염발생률이나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1인당 환자수를 법적으로 통제하는 것보다는 보험수가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