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애완견 등 특화보험 문호 개방…업계 ‘시기상조’

금융당국, 애완견 등 특화보험 문호 개방…업계 ‘시기상조’

기사승인 2018-01-30 07:58:10

금융당국이 내달 펫보험·어린이보험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특화보험사를 설립할 수 있는 복안을 내놨다. 특화보험사를 통해 시장 경쟁 활성화를 높인다는 취지다. 

정작 보험업계에서는 특화보험사 설립을 두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펫보험, 어린이보험와 같은 특화보험을 취급하는 금융사의 출연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인가단위 개편 등 별도의 법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를 거쳐 내달 최종안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외에도 온라인 보험사 활성화를 위해 자본금요건 등 진입장벽을 낮춰 전반적인 규제에 손볼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단일종목만을 다루는 특화보험사가 시장에서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현재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보험산업에서 단일종목만을 운용하는 리스크가 현격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생명보험 업계 관계자는 “단일보험에 대한 규제 완화는 가능하지만 특화보험사가 설립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업계 대부분이 다 어려운 상태에서 누가 단종보험에 뛰어들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또 따른 업계 관계자도 “특화보험사를 통해 시장경쟁을 하면 소비자 이익이 증대될 수 있다는 이상적인 측면이 있지만 진입장벽을 낮추더라도 외국자본이나 국내자본이 실제로 들어올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실제로 단일 종목을 운용하는 보험사가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펫보험의 경우 보험요율 체계가 없는 상태다. 반려동물의 의료, 상해 등 비용에 대한 표준진료비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수의사법 시행규칙에 동물병원 진료비를 정해 놓은 동물의료수가제가 규정돼 있었지만, 지난 1999년 삭제됐다. 이 때문에 펫보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펫보험 요율 산출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A손해보헙 관계자는 “펫보험은 기존 보험사들도 갖고 있는 상품이고 생각보다 소비자의 수요도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화보험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야 알겠지만 정부가 업계와 상의해서 결정된 내용이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융당국이 업계와 논의없이 일방적 결정해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B손해보험 관계자도 “펫보험은 과잉진료의 위험도 있고, 아직까지 큰 틀의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며 “이런 상태에서 무조건 경쟁만 촉진시킨다고 달라질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보험 역시 저출산 등 요인으로 수요가 불확실한 상태라는 지적이다. C손해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출산 기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린이보험이 성장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보험사들이 다 판매하고 있는데 특화보험 전망이 밝아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
조미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