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표 ‘서울혁명’ 한계 자명… 비교불가, 뛰어넘겠다
- 서울시장 자리 놓고 안철수 채권자, 박원순 채무자
- 확장성·정책 경쟁력 후보는 바로 나
- 민병두표 정책, 120% 완성돼 있다
6·13 지방선거까지 석 달여를 남겨둔 가운데, 정치권은 물밑 경쟁이 한창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면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시작되리라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 중에서도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은 시장 자리를 두고 각 후보들의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일단 여당은 ‘후보 풍년’이다. 현재까지 3선 도전을 굳힌 박원순 시장을 비롯해 박영선·우상호·민병두·전현희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지난 7일 민주당에 복당한 정봉주 전 의원도 가세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인지도면에서 박 시장은 단연 선두다. 물론 변수도 많다. ‘3선 피로감’이나 최근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과 강남 집값 폭등 등에 대한 타 후보들의 비판은 나날이 강도를 더해가는 상황. 특히 ‘피로감’은 ‘박 대 다수’의 형국에서 타 경쟁자들이 공통으로 입을 모으는 부분이다.
이른바 ‘친문’ 세력의 견제도 무시할 수 없다. 만약 박 시장이 3선 연임에 성공하면 여권의 강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존재감을 보일 터. 그의 존재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단 판단이 서면, 당내 경선 흐름에 미세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복병이다. 안 전 대표가 출마를 공식화하면, 지난 2011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양보’를 한 안 대표와 그의 지지세력을 설득하기도 녹록치 않은 문제다. 그리고 이 모든 '걸림돌'은 결국 새 인물 등판의 당위로 작용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민병두 의원이 최근 서울시의 강남 개발 정책을 정면 조준하고 나섰다. 민 의원은 13일 오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박원순 시장이) 뚜렷하게 내세울 실적이 없어 조바심을 낸다”며 “사업은 유보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일 이대로 진행될 경우 ‘강남만의 시장’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목소릴 높였다. 그동안 민 의원은 서울시 부동산 정책에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하긴 했지만, “사업 유보”를 직접 거론한 적은 없었다.
강남 사업뿐만 아니라, 기실 민 의원의 ‘말’에는 정책 중심의 사고가 전제돼 있다. 해외와 우리 실정을 비교해 설명하는 그의 말은 논리적이다. 기존 정책의 맹점과 이를 파고들어 자신만의 솔루션을 내놓는 실력도 구비하고 있다. 물론 국회를 위시해 여의도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것은 ‘너무 나간’ 측면도 없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민 의원은 “사회적 합의”라는 단서를 붙였다.
‘정책통’으로서 민병두 의원의 이미지는, 그러나 ‘사람 냄새’가 진한 박 시장의 그것과는 퍽 대조적이다. 아직 적잖은 서울 시민들은 박 시장이 가진(혹은 구축한) 이미지에 애정을 보낸다. 7년 동안 공고히 자리잡은 서울 시민들의 ‘애정’을 민 의원이 어떻게 돌파하고 자신에게로 편입시킬지는 순전히 후보 본인의 몫이다.
◇ “박 시장의 대표 실적은 무엇인가?”
▷기자=왜 서울시장에 도전했나.
▶민병두 의원=박원순 시장을 뛰어넘을 ‘생각’을 갖고 있어서다.
▷어떤 ‘생각’을 말인가.
▶서울 시민들에게 묻고 싶다. 박 시장의 지난 7년 동안 과연 청년 빈곤 주택, 출산율·교통·미세먼지·집값 격차 문제를 얼마만큼 해소했는지를 말이다.
▷성과가 없었다는 건가.
▶대답에 앞서 묻고 싶다. 박 시장의 대표 실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마을공동체 사업이 많이 거론되긴 한다.
▶마을 만들기 사업의 핵심은 ‘전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속리산 마을공동체 같은 곳이 다른 지역에도 생겨났는가. 아니다. ‘행사’ 성격이 농후했다고 본다.
▷소위 이벤트성 사업이었단 건가.
▶지역 내 ‘행사’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지역민들이 행사를 함께 기획한 것뿐 그 이상의 마을공동체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확장성이 없었다?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이 높아졌으며, 과연 어떠한 모델이 확산됐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당내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나.
▶경선 승리 요소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내·외부의 요소가 작용할 수 있다. 외부 요소는 과거 이뤄진 (박원순·안철수 사이의) 야권후보 단일화다. 이 부분에 대해 박 시장이 다소나마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채권채무 관계가 있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출마한다면 말인가.
▶그렇다. 또 지난 대선 당시 범야권과 범여권의 득표율 합계를 각각 비교하면 전자가 더 많았다. 정의당은 독자 후보를 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해당 연령층은 상대적으로 표를 많이 던질 것이다. ‘채권채무’ 관계에서 박 시장은 쉽지 않을 것(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민 의원이 유리한 부분은 어딘가.
▶한번쯤 크게 여론 지형이 흔들릴 것이다. 서울시장으로서 넓은 확장성의 후보나 정책 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서울시장이 이른바 ‘대선 징검다리’가 아닌, 정책으로 서울을 살릴만한 인물이 누구냐는 진지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재 ‘정책은 민병두가 120% 완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통이라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박 시장의 서울혁명은 뚜렷한 대표 실적이 없는 한계를 지녔다. 그러나 내가 제시하는 그것은 박 시장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서울에 심으려는 4차 산업혁명 및 아시아 창업 중심도시 등의 코드는 여의도를 비롯해 창업·벤처·스타트업계에서 호응도가 무척 높다. ‘재래시장주택’도 전통시장 상인연합회에서 정책 지지를 선언할 정도로 반응이 우호적이다. 청년 건축가들도 나의 새로운 건축 실험에 공감을 보내고 있다.
또한 난 민주당 시·구의원 출마 후보에게 내 정책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책 연대를 제안한 것이다. 이른바 ‘민병두표 정책’은 저작권 없이 사용토록 하겠다. 재래시장주택만 해도, 각지에 전통시장이 위치해 있지 않나.
이렇듯 후보들의 정책 연대, 여론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전통시장의 지지, 주택 문제로 골몰하는 청년·신혼부부·청년 건축가들의 정책 호감도 등은 나의 경쟁력이다. 이밖에도 일명 흙수저 계층 상승, 노인 일자리, 건강 등 타 후보들이 생각지 못했던 정책들을 계속 내놓을 것이다. (계속)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