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AIDS 치료는 과거에 환자가 하루에 두 번, 세 번 여러 개의 약물을 먹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정제에 3가지 약물을 모두 포함한 단일정 복합제가 출시돼 환자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GSK는 1987년 세계 최초로 HIV 치료제를 개발한 이후 HIV/AIDS 치료를 선도하는 제약사로 꼽힌다. GSK 한국법인의 경우 ‘제약사업부’(Rx) 소속이던 HIV 팀을 좀 더 투자를 하고 강화하기 위해 2015년 6월 독립적인 사업부로 만들었다.
GSK 한국법인 HIV 사업부 권희진 이사는 “사업부가 만들어지면서 GSK 안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새롭게 팀이 구성됐다. 영업부 인원도 4명으로 충원했고, 새로운 브랜드 매니저도 영입했다”며 “총 6명으로 구성된 소수의 팀이지만 이들이 가진 경험과 제품에 대한 지식, 빠른 실행력 등을 바탕으로 신제품 출시 3개월 만에 주요 20개 병원 중 18개 병원에서 랜딩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HIV 사업부는 멀티 채널 플랫폼 등을 통해 의료진에게 HIV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의료진이 궁금하거나 정보가 필요할 때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보건의료전문가 전용 포털인 ‘health.gsk’를 운영하며, 웹 기반 채팅 서비스를 통해 의료진의 질문에 대한 즉답도 실시하고 있다. 또 ‘웨비나(Webinar: Web+ Seminar)’, ‘이메일 캠페인’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의료진에게 과학적인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GSK에서 계속 강조하고 있는 부분인 ‘멀티 채널 마케팅’(MCM)”이라며, “HIV 시장은 몇몇 센터에 집중된 특성이 있는데 그 외의 지역까지 포함해 현지 의료진에게도 멀티 채널을 통해 HIV 치료나 GSK 제품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한 점도 성공요인으로 생각한다”며 “전부 온라인으로 바뀐 것은 아니고, 의료진이 궁금하거나 정보가 필요할 때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웹 기반 채팅 서비스를 통해 즉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깊이 있는 정보를 전달을 원하는 의료진에게는 MSL(Medical Scientific Liaison)과 MA(Medical advisor)이라고 불리는 메디컬 전문인력이 직접 방문해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GSK는 메디컬 어드바이저(MA)라고 HIV만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MSL과 메디컬 어드바이저가 각각 1명씩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GSK는 HIV 치료제의 연구개발 및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의 화이자, 일본의 시오노기 제약사와 함께 HIV 치료제 전문회사 ‘비브 헬스케어’(Vive Healthcare)를 설립해 HIV 환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권 이사는 “비브헬스케어는 ‘어떤 환자도 포기하지 않겠다(No Patient Leave Behind)’를 이념으로 2009년 GSK와 미국 화이자가 HIV 치료를 위해서 합작한 조인트 벤처다. 이후 2010년에 일본 시오노기사가 투자 참여해 지금은 3개 회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HIV 제제만을 연구·제조·판매하고 있다”며 “지분의 대부분은 GSK가가지고 있고, 영업·판매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비브 헬스케어는 HIV/AIDS 연구개발에 있어 특화된 조인트 벤처를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협력을 통해 HIV 치료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문회사이다”라며, “HIV 약제 특성상 다양한 약제들을 여러 방식으로 조합을 해보고 가장 이상적인 약제들을 복합제로 개발해야 돼 혼자 단독으로 연구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회사의 파이프라인이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협력해 혁신적인 HIV 치료제 개발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도 다양한 리서치 기관이나 학계, 심지어 경쟁사들과 협력을 통해 HIV 치료제를 연구·개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출시되는 GSK의 HIV 치료제들도 비브헬스케어에서 개발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AIDS로 인한 사망은 2006년 190만명에서 2016년 100만명으로 무려 48% 감소되었고,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타인으로의 전파 위험도 감소해 신규 감염인의 수도 180만명으로 2010년에 비해 16% 줄었다. 2016년 말 기준, 전 세계 생존 감염인(People living with HIV, PLHIV) 수는 약 3670만명으로 이 중 53%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다.
GSK를 포함해 여러 제약사들이 HIV/AIDS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면서 현재 HIV 감염인은 꾸준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 복용을 통해 정상인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됐다. 또 기존 HIV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몸속 바이러스가 억제된 상태를 유지하면 타인에게 감염시킬 확률도 낮아졌다.
우리나라의 HIV/AIDS 감염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1986년 2명의 신규 HIV/AIDS가 보고된 이후 최근에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신규 HIV 감염인이 보고 되고 있다. 2016년에는 1199명의 신규 HIV 감염인이 보고 됐으며, 이 중 2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 환자가 전체의 57%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HIV 감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희진 이사는 “(HIV 환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 환자들이 20%에서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젊은 환자들은 라이프스타일이 자유로운 편이고, 또 사회활동이 한창인 연령대여서 HIV 약제를 복용하는데 있어 불편함 등으로 약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진다고 한다”며 “자사의 HIV 제품이 내약성도 좋고 내성장벽이 높기 때문에 환자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50대 이상의 나이 든 환자들도 많이 생기고 있다. HIV 치료제가 발전하면서 환자의 수명이 연장되다 보니 높은 연령대의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환자는 나이가 들면서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약 등 자연스럽게 복용해야 하는 약들도 많아진다. 때문에 약물상호작용이 적은 약제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자사의 제품이 50대 이상의 환자에게도 적절한 약제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IV/AIDS 치료는 총 3가지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을 처방하는 이른바 ‘칵테일 요법’을 이용한다. 칵테일 요법은 백본(Back-bone)의 역할을 하는 2가지 성분과 나머지 한 가지의 성분을 조합해 처방하는 방법이다.
과거에는 백본 치료제에 많은 포커스를 뒀는데 최근에는 나머지 한 가지 성분, 즉 세번째 약물이다 해서 ‘3rd에이전트(Third Agent)’라고 불렸던 약물이 핵심 약물로 평가되면서 ‘코어 에이전트(Core Agent)’로 불리고 있다. 무엇보다 HIV 환자는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치료제 개발도 환자의 복약편의성 향상을 중점으로 이뤄지고 있다.
GSK가 개발한 코어 에이전트는 긴 반감기와 더불어 높은 내성장벽을 가진다. 젊은 층에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식사와 시간에 관계없이 하루 한 번의 복용을 통해 HIV 바이러스 억제가 가능하며, 긴 반감기로 부스터 약물이 필요하지 않아 다른 질병으로 인한 약제를 복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권 이사는 “GSK 한국법인은 1999년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치료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6개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치료제가 발전했지만 아직까지도 이전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6개의 모든 치료제들을 현재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