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품보다 값진 복원본 만드는 미대생들 ‘눈길’

진품보다 값진 복원본 만드는 미대생들 ‘눈길’

기사승인 2018-03-13 13:46:59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재가 영남대 학생들의 손길로 재탄생했다.

영남대 미술학부 미술보존복원전공(주임교수 임남수) 학생들이 영남대 박물관 유물 2점을 복원한 것.

이들이 제작한 작품은 18세기 말 서울의 모습을 담은 회화식 지도인 ‘도성도’(19세기 초 제작)와 책거리도로 구성된 8첩 병풍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2학기 전공 교과목 ‘회화보존복원실습(담당교수 정두희)’ 수업의 결과물이다.

이번에 복원된 작품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전시회를 가져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복원작업에 참가한 영남대 미술학부 4학년 박시은(여·21) 씨는 “하나의 복원본을 만들기 위해 원본에 대한 사전 조사부터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완벽히 재현해야하기 때문에 시간과 손이 많이 간다”면서 “문화재의 손상된 부분을 꼼꼼히 복원하고, 천연안료를 사용해 색감을 원본과 동일하게 구현했다. 특히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작업을 하면서 작품을 붙여 완성해야하기 때문에 팀워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미술보존복원전공은 소규모 정예다. 전 학년 통틀어도 20명밖에 없지만 실력은 전문가 못지않다.

이들은 국립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복원사업에도 참여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의뢰로 진행된 고종의 초상화(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복원 작업에도 참여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4m가 넘는 대형 농기 복원 제작에도 참여해, 이들이 복원한 작품이 해신제 등에 활용되기도 했다.

전공주임을 맡고 있는 임남수 미술학부 교수는 “다양한 장르의 회화나 문화재를 복원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국립박물관 소장품에 이어 대학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급 유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복원해 해봄으로써 실력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술보존복원전공을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책이나 디지털파일 등을 보고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영남대 학생들은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실제 원본을 직접 확인하고, 작업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구축돼 있어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미술학부 4학년 김혜빈(여·22) 씨는 “원본을 수차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작업을 진행했다. 실제 원본과 사진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 복원본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원본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미술보존복원전공은 미술학부의 회화전공과 트랜스아트전공을 비롯해 신소재공학부, 파이버시스템공학과, 산림자원및조경학과 등 5개 전공이 연계된 복수전공 과정이다.

2016학년도에 신설돼 현재 20명의 학생이 연계전공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전공 학생들은 재학 중 문화재수리기능사 모사공 자격증 취득을 준비한다.

졸업 후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보존복원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 

임 교수는 “보통 회화는 창작물을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미술보존복원은 창작부터 작품 제작 이후의 보존, 복원 등 사후 처리 영역까지 다루는 만큼 다양한 전공의 융·복합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로 전문직으로서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회화보존복원실습 수업을 지도하고 있는 정두희 교수는 “영남대 박물관은 고지도 등 문화재급 유물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대학 소장 유물에 대한 복원 작업은 의미도 있고 실습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박물관에 제안했는데, 박물관에서 흔쾌히 도움을 줬다”면서 “향후에도 대학 도서관 및 박물관과 협의해 전공 학생들과 함께 소장 유물에 대한 복원 작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산=김명환 기자 km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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