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늦춘 아람코…국내 정유사 低마진 우려되나

IPO 늦춘 아람코…국내 정유사 低마진 우려되나

기사승인 2018-03-14 05:00:00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IPO(기업공개)가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미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은 떨어지고 결국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 상장이 내년 1분기나 2분기 중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 언론 파이낸셜타임즈(FT)는 아람코의 기업가치 평가 작업이 사우디 바람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기업공개(IPO)는 기업이 최초로 외부투자자에게 주식을 공개 매도하는 것으로 보통 코스닥이나 나스닥 등 주식시장에 처음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은 자사의 주식과 경영 내용을 모두 공개하기 때문에 투명성이 높아진다.

아람코의 상장이 미뤄진 것은 회사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작업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경제개혁의 하나로 아람코의 지분 5%를 매각해 최대 1000억 달러(106조원)를 조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해외변수의 영향으로 시가총액이 기대했던 2조원(2129조원)으로 평가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IPO를 연기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현 유가 수준에서 2조달러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려면 유가 상승이 필수적이다. 사우디 원유 매장량이나 사업 수익성 등에 대한 평가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국제유가는 1월 말까지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보며 3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2월 들어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68달러 하락한 61.36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54달러 하락한 64.95달러에 마감했다.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1.43달러 상승한 61.71달러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자들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경제‧군사 확대 정책과 아람코 상장 등에 보조를 맞추려면 70달러 수준의 유가를 적정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람코는 사우디의 유가 상승을 위한 감산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는 아람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70달러 혹은 그 이상을 원하고 있지만 이란은 70달러까지 상승하면 셰일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국제유가가 폭락할 수 있다"며  "60달러 내외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감산 정책이 장기화되면 정유 4사 영업이익 감소뿐만 아니라 소비자물가지수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아람코는 사우디안대로 가려면 추가적으로 감산조치가 필요할 것”이라며 “원유수입 비중도 100%인 국내 정유 4사 입장에서는 정제마진이 줄어 영업이익이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결국 소비자 가격에도 부담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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