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가요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또 한 번 덩치를 키웠습니다. 국내 대표 연기자 기획사인 키이스트와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계열사 FNC 애드컬쳐를 인수한 것이죠. 이와 함께 SM은 FNC와 전략적 제휴를 맺겠다고 선언하며 사업 확장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SM을 더이상 가요 기획사로 볼 수만은 없는 셈입니다.
SM 측은 국내 최대 배우 기획사 중 하나인 키이스트를 인수했다고 14일 알렸습니다. 키이스트는 배우 배용준의 회사로 유명하죠. SM은 키이스트의 대주주이자 최고 전략 책임자(CSO)였던 배용준의 지분을 매입하는 구주 인수방식으로 키이스를 인수했습니다. 배용준 역시 SM의 신주를 인수하며 SM의 주요 주주가 됐죠.
키이스트와 SM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SM은 이미 2016년 SM 재팬을 통해 키이스트의 일본 내 계열사인 디지털어드밴쳐의 주식을 인수해 2대 주주가 되면서 키이스트와 인연을 맺은 바 있죠. SM은 이번 인수로 키이스트의 자회사이자 일본 최대 한류 방송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인 디지털어드벤쳐까지 보유하게 됐습니다.
양 측은 인수 이후 미래를 밝게 전망했습니다. 키이스트는 SM에 통합되며 기존의 명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SM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해 배우들의 보다 폭넓은 활동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키이스트와 디지털어드벤쳐가 영위하던 매니지먼트 및 한류 미디어 사업, 팬클럽 및 공연 이벤트 사업 등은 SM의 노하우와 맞물려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추측했죠. 아울러 신주를 인수하며 SM의 주요주주가 된 배용준은 SM의 마케팅 및 키이스트의 글로벌 전략 어드바이저로 활동하며 SM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M의 김영민 총괄사장은 “이미 디지털어드벤쳐에 대한 투자를 통해 다양한 제휴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던 키이스트와 하나의 그룹으로 재탄생하면서 키이스트와 디지털어드벤쳐의 강점을 살려 최고의 매니지먼트 및 한류 미디어 회사로 발전시키겠다”며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스타·MCN·UCG 콘텐츠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사업을 강력하게 펼치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온라인·모바일 플랫폼 회사들과 투자 및 제휴를 활발히 전개해나갈 것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SM은 FNC와도 손을 잡았습니다. FNC의 계열자이자 코스닥 상장사인 FNC 애드컬쳐의 주식 및 경영권을 구주·신주 인수 방식으로 인수했다고 같은 날 밝힌 것이죠. 인수 후 SM의 지분율은 약 31%가 돼 1대 주주로 올라서고 FNC는 2대주주가 됩니다. 아울러 SM과 FNC는 소속 스타의 및 MC 파워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송·영상 콘텐츠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협력했습니다.
SM 측은 FNC 애드컬쳐가 기존에 추진했던 드라마·방송제작·인쇄 등의 사업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스타와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 하는 리테일·F&B·패션·레져 등의 라이프 스타일 영역까지 사업을 넓혀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렸습니다.
이에 관해 김 총괄사장은 “이번 인수 및 제휴로 FNC엔터테인먼트와 다양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FNC 애드컬쳐를 대형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에 따라 그동안 SM이 추진했던 각종 라이프 스타일 사업을 통합하겠다는 구상도 내놨죠.
이처럼 SM은 동시에 두 곳의 대형 회사를 인수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의 비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 인수는 출발선에 불과하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가요부터 방송, 라이프 스타일 영역까지 몸집이 커진 SM이 그에 어울리는 운영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죠. SM이 이번 인수를 통해 영역 확장과 전문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보다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