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무호흡이 심한 어린이가 또래보다 키가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기도가 막혀 저산소증과 수면 중 각성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고혈압, 심부전, 당뇨, 우울증, 피곤, 뇌졸중 같은 합병증을 유발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소아의 약 5% 정도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소아에서 주의력과 집중력 장애로 인한 성적 저하, 성격 변화, 얼굴 모양의 변형,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유발 등의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나 수면 무호흡증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무심코 지나치는 부모가 많고, 여기에 소아 수면 무호흡증이 소아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는 실정이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 연구팀(이비인후과 박도양, 소아청소년과 황진순, 정형외과 조재호 교수)은 소아 수면 무호흡과 성장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수면 다원 검사를 받은 소아 745명을 대상으로 수면 다원 검사 결과와 키, 체중, 체질량지수(BMI)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수면 무호흡 정도를 측정하는 AHI(무호흡‧저호흡 지수), RDI(호흡장애지수) 등이 심할수록, 그리고 평균 산소 농도와 최저 산소 농도가 낮을수록 소아의 키는 또래 아이의 평균 키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수면 중 무호흡과 이로 인한 저산소증, 수면 중 각성이 소아의 키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면 중에 코를 고는 코골이 시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부모가 단순히 자녀의 코골이 시간을 관찰해 수면 무호흡 상태나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고, 전문적인 검사와 진단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책임저자인 김현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고, 처음으로 수면 다원 검사를 이용하여 정확하게 진단된 수면 무호흡과 키 성장의 관계를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애들이 코를 심하게 골아도 나이가 들면 좋아진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는 일부 환자의 경우고 나이가 들어서 호전돼도 이미 그 나이가 되면 얼굴 모양이 변형되거나 성장 장애가 나타난 상태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조기에 수면 무호흡을 치료하면 소아의 성장이 촉진된다는 결과도 있기 때문에 소아 수면 무호흡은 꼭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국민건강 임상연구)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결과는 저명한 해외 SCI 학술지인 국제소아이비인후과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Pediatric Otorhinolaryngology) 3월호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