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중진의원 일부가 오는 22일 오전 9시 의원회관에서 회동할 예정이다. 5선인 이주영 의원이 주재해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될 이번 자리의 외피는 6·13 지방선거 현안 논의이지만, 홍준표 대표에 대한 쓴 소리가 나오리란 예상은 어렵지 않다.
앞서 이른바 ‘비홍’ 성향의 중진의원들은 홍 대표에게 최고의원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요구한 바 있었다. 이번 회동은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되며, 홍 대표의 당 운영 전반에 대한 성토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의원은 22일 기자와 만나 “홍 대표가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여론이 많다”며 “중진 의원들이 나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최근 한국당의 인재 영입 성과가 미흡한 것과 관련해 “원칙(경선)과 예외(전략공천)가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라며 지난 20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에서 일었던 잡음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기자=22일 중진의원 회동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나.
▶이주영 의원=(홍준표) 당 대표가 당내 소통을 더 확대하고 원활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왔다. 홍 대표가 너무 독선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여론이 당 내외에 많다. (당내 소통을) 전향적으로 건의해도 잘 안 듣더라. (이번 회동은) 중진 의원들이라도 나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심정’으로 이야기를 하자는 의미다. 지방선거가 목전에 닥쳤는데 공천이나 인재 영입 등 기타 당 운영 전반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최고위원 회의도 제대로 정례적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당내 경선은 선거에 활기를 주는 측면도 있는데, 자유한국당은 경선보다 전략 공천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민주 정당에서는 경쟁 원리에 의해 공정하게 경선이 이뤄지는 게 원칙이다. 전략공천은 과도한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를 고려한, 보완적인 수단이 돼야 한다. 그런데 원칙과 보완적인 예외가 본말이 전도된 상황이다. 여기서 불만들이 싹 틀수 있다. 더군다나 당 대표의 사심이 들어가 있다는 평가까지 받으면 (당이) 전반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자유한국당은 공천 과정에서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는가. 그래서 국민들은 독선적이고 오만하다고 심판을 내렸다. (지방선거에서도) 유사한 전철을 밟게 되진 않을지 우려가 된다.
▷이번 회동을 두고 친홍-비홍 사이의 계파 갈등 표면화라는 시각도 있다.
▶우린 계파 갈등을 초월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사당화 현상을 거론할 때에는 이른바 ‘친홍’이나 ‘반홍’으로 비쳐질 수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우리들 스스로 계파 갈등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번 회동도 그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그렇다. 당내에서 바른 소리, 건강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이것이 당 운영에 반영돼야 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다. 그래야 지방선거를 대비할 수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