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지역사회 기반 돌봄 정책이 주목된다.
23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기술평가‘를 주제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주최한 연례 콘퍼런스에서 니키 류(Niki Ryu) 일본 니혼후쿠시대학 교수는 일본 ’지역포괄케어시스템(Community-based integrased Care system)에 대해 설명했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란 지역의 실적에 맞춰 고령자가 가능한한 정든 지역에서 그가 가진 능력에 따라 자립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개호, 개호예방, 주거, 자립 일상생활이 포괄적으로 이뤄지는 체계를 말한다.
일본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 직후 3년간(1947~1949년) 태어난 베이비부머세대(단카이세대)가 65세 이상 고령자가 되는 2025년을 목표로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니키 류 교수는 “지역포괄케어는 전국에서 일률적으로 실시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추진되는 네트워크”라며 “전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하지만 고령인구가 급증하는 도시, 특히 수도권이 중심이 돼야 한다. 현재도 도시지역은 인구당 병원과 시설을 대폭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재택 중심의 포괄 케어가 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택 중심의 돌봄 비용은 병원·시설 중심 돌봄 비용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일부 경제학자, 전문가, 기자들은 지역포괄시스템이 의료비용과 사회적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순진한 생각”이라며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지역기반 케어가 더 비쌀 수 있다는 것이 사실이 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구는 중증장애인에서 재택케어 비용이 시설케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거 연구에서 재택케어의 비용을 낮게 봤던 이유는 비용을 공적비용으로 한정하고, 본인부담 서비스와 가족에 의한 돌봄비용을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재택군과 시설군의 중증도도 제대로 구분하지 않았다”며 “일반적으로 재택군이 시설군보다 중증도가 낮고, 단순 의료비가 낮다는 것을 간과했다”고도 덧붙였다.
따라서 니키 류 교수는 고령자의 돌봄형태가 재택과 입원이라는 양자택일에 한정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종말기케어에서 재택과 입원 중 양자택일이 아니라 ‘가끔 입원, 거의 재택’과 같이 재택-병원-시설 케어의 복합형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