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4시 27분경 남양주시 이마트 도농점에서 무빙워크 기계에 사람이 끼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가 1시간 만에 몸을 빼냈지만, 청소원 이씨(21)는 이미 사망한 후였다.
불행은 반복된다. 이씨와 유사한 불행은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다. 2013년 홈플러스에서도 청소를 하던 직원이 무빙워크 틈에 끼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무빙워크 사고 265건 중 138건(52%)은 대형마트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사람 잡는 무빙워크’ 사고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은 익명을 요구한 승강기 전문가의 말이다.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안전사고의 확률은 커진다. 여기에 작업자 안전수칙 준수가 형식적으로만 이뤄졌다면 사고의 가능성은 가중된다. 무빙워크의 상태는 어땠을까? 시중의 무빙워크를 전수조사해보면 노후화된 상태가 상당할 것이다. 사고는 이 모든 요소가 누적돼 발생한다.”
해마다 무빙워크로 인한 희생자가 나오고 있지만 뚜렷한 재발 방지 대책은 발견되지 않는다. 사고가 나면 각 사업장 자체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사람 죽은 무빙워크’라는 소문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업장 자체 조사는 소문을 덮는데 집중되기 마련이다.
“철저한 사건 조사와 함께 이제까지 재발 방지 대책이 어떻게 마련돼왔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마트에서 설치 의무가 있는 안전장치의 이행여부가 점검되었는지, 작업자 안전수칙은 준수되고 있는지, 노후한 무빙워크에 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 등이 확인되어야 한다.”(민중당 논평 중에서)
과거 구의역 사고를 비롯해 제주 현장 실습생 사망에 이어 이번 이마트 무빙워크 사고까지 공통점은 사고 당사자가 일터에서 취약한 위치에 놓여있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위험하고 부당한 지시를 받아도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데에서 그 문제점이 발견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이러한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노동자가 감당해야할 위험이 커지면, 기업이 감당해야할 위험은 줄어든다.’
우연한 사고나 죽음은 없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