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거부한 최대집 의협, 복지부와 대화 중단 선언

'문재인 케어' 거부한 최대집 의협, 복지부와 대화 중단 선언

상복부 초음파 급여 강행에 반발…복지부, 의협 제외한 의료계 등과 대화

기사승인 2018-03-29 17:17:04
문재인 케어를 논의하기 위한 의-병-정 실무협의체가 의사협회의 상복부 초음파 급여 시행 반대로 파행됐다. 이에 따라 향후 논의에는 의사협회측이 빠진 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의-병-정 실무협의체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의협 비대위’), 대한병원협회(이하 병협)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일명 ‘문재인 케어’를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협의체이다.

의-병-정 실무협의체는 3월29일 오전 서울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10차 회의를 개최했다. 의료계 강성투쟁 인물로 꼽히는 최대집씨가 대한의사협회 40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후 첫 회동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4월1일 상복부초음파 고시와 관련해 중점 논의했는데 의협 비대위는 원칙적으로 급여에는 찬성하지만 바로 고시·시행보다는 보완 후 시행시기를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앞서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자가 “제대로 준비 안된 상복부 초음파 고시는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입장과 같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간·췌장·담낭 등 초음파(상복부 초음파) 검사의 보험적용을 당초 예고한 대로 4월 1일부터 시행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년 수립한 ‘2014-2018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계획’, 2017년 7월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 보고 등을 통해 상복부 초음파 검사의 보험 적용을 국민들에게 이미 약속한 바 있고,  이를 위해 의료계와 공동으로 초음파 보험가격을 만들고(2016년) 보험 기준을 수립하는(2018년) 등 의료계도 함께 준비한 사항이기도 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협의가 부족하니 4월 예정된 상복부 초음파 고시를 철회하고, 시행 시기를 재논의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정부는 비대위 위원 및 비대위에서 추천한 전문학회 위원 등이 참여하는 초음파 급여화 협의체를 1월부터 4차례 운영하며 세부 내용을 공유하고, 전문가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는 등 협의과정을 거친 바 있어 협의과정이 미흡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협 비대위는 1회 보험 적용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의 반복 검사와 단순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단순초음파에 대한 본인부담률 80% 적용에 대해 비급여로 존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어떤 경우에 실시하는지 의학적 필요성이 모호해 모니터링을 통해 추후 적응증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기에 비급여로 존치할 경우 모니터링이 어려워 향후 적응증 마련이 어려워지고, 환자 의료비 부담도 경감되지 않으며,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상복부 초음파 검사의 5% 내외에서만 발생하고 중증질환보다 단순 경과관찰 등에서 발생 가능한 사안으로 상복부 초음파 검사 급여화를 전면 중단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어서 당초 초음파협의체에서 논의한 바대로 6개월~2년간 모니터링을 통해 보완 필요성이 있을 경우 의료계와의 협의를 거쳐 조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복지부에 입장에 의협 비대위는 “앞으로 복지부와 대화는 없다”며 의정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의협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은 “복지부가 성의가 없다. 6가지 안을 이야기 했지만 4월1일 고시를 강행한다는 것은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라며, “결과적으로 의정협상은 결렬됐고, 향후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계 일부에서는 최대집 회장 집행부 기간에는 쉽게 대화를 재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복지부 역시 의협 비대위의 결정에 유감을 표했다. 복지부는 “의사협회가 국민들의 기대와 그간의 협의 노력을 고려할 때 수용하기 어려운 초음파 급여화 고시 철회 등을 요구하고, 이를 이유로 의-병-정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며 “복지부는 지금까지 10차례에 걸쳐 의-병-정 실무협의체를 운영하며 진정성을 갖고 의협과 대화에 성실히 임했으며, 의료계와 충분한 의견 수렴과 협의를 위해 보장성 강화대책 실행계획 발표 일정에 의료계 입장을 상당 부분 고려했고, 전문학회·개원의사회와의 개별연락 또한 자제해왔다”고 의료계에 서운함을 밝혔다.

이어 국민 의료비를 경감하고 의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병원계 등 각 의료계, 시민·노동단체, 학계, 전문가 등과의 소통을 지속 강화하면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의협 비대위가 협의를 중단한 만큼 의사협회를 제외한 의료계와 병원계와 대화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케어의 의지도 밝혔다. 복지부는 “국민을 최우선으로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주요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할 예정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의료계의 합리적인 의견은 계속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다만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욱 사무총장은 의협을 제외한 의료계 및 병원계와 대화를 진행하겠다는 복지부에 대해 “(복지부) 알아서 하면 될 일이다. 대화 자세가 안 된 사람에게 뭘 대응하나”라며 더 이상 대화가 무의미 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대집 제 40대 회장직 인수위원횐는 3월30일 오전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향후 정부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