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계속 되는데 치료를 받아도 쉽게 낫질 않으니 사람을 말리는 병이라고들 합니다.”
목과 어깨, 등과 허리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지속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겠다. 디스크 등 척추·관절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알고 보니 근육의 문제로 나타나는 ‘근막통증증후군’일 수 있다.
흔히 ‘담에 걸렸다’, ‘근육이 뭉쳤다’고 표현하는 근막통증증후군은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굳어진 근육이 신경을 자극시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근육을 감싸는 근막을 따라 통증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통증 부위가 명확하지 않고, ‘여기저기 아픈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가벼울 때에는 뭉친 근육을 풀어주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한 번 굳어지기 시작한 근육 뭉침은 계속 주변으로 확산되는 속성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심각한 환자들은 근육이 굳어진 정도가 심하고 부위가 넓기 때문에 쉽게 낫지 않는다.
진단도 어렵다. 조형준 정형외과의원 원장은 “디스크 질환으로 알고 병원에 오는 환자 중 일부는 근막통증증후군이 근본 원인”이라며 “근막통증증후군 환자 대부분이 가벼운 디스크를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디스크가 치료된 이후에야 근육문제로 진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1~2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 등 특정 부위의 근육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발생한다. 또 교통사고를 당했거나 척추·관절 질환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에게도 빈발한다. 근육을 제 때 풀어주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활동량에 비해 스트레칭을 소홀히 하거나, 운동이 생활에 녹아있지 않다면 모두 위험군에 속한다.
치료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주사요법과 근육을 풀어주는 도수치료, 그리고 근육 재활을 위한 운동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 다만,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2~3년 이상 오랜 시간 굳어진 근육이 완전히 풀어지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스스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조 원장은 “아무리 좋은 치료를 받아도 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잘 낫지 않고, 나아졌더라도 다시 재발한다”며 “또 어떤 수술이든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수술이 잘 됐다면 회복기간 이후 열심히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을 풀어줘야만 근막통증증후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는 “아프다고 가만히 있으면 계속 악화된다. 통증은 의사가 조절해줄 수 있지만, 운동은 환자의 몫”이라며 “아파도 참고 운동해야 낫는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