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80여일 앞둔 상황에서 여야의 최대 격전이 예상되는 서울시장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예비 후보들 간의 날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시작은 일찌감치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의 손끝에서 나왔다. 우 의원은 29일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의 자유한국당과의 선거 부분 연대 발언을 문제 삼으며,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셈”이라며 과거 한국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밝혔던 안 위원장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말 바꾸기 국보급”이라는 다소 거친 언사를 사용키도 했다.
안 위원장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있지도 않은 사실을 두고 마구 비난”한다며 “이미 바른미래당에서 자유한국당과 연대논의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응수했다. 특히 안 위원장은 우 의원이 “국민의당을 바른정당에 갖다 바쳤다”는 발언을 두고 “동료 학생동지의 순수한 열정을 정치권에 바치고 얻은 자리에 오래 계셔서인지, 판단력이 많이 흐려지신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설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재차 비판 글을 올렸다. 우 의원은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말을 빌려 “바른정당과 통합하지 않겠다”던 과거 안 위원장의 발언을 꼬집었다.
정리하면, 우 의원은 안 위원장에게 ‘말 바꿈 프레임’을, 안 위원장은 ‘운동권 프레임’으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 모양새인 것.
사실 우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이후부터 공세적인 경쟁을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에 최근의 발언들은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안철수 위원장 모두를 겨냥, 경쟁 구도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십자포화’로 풀이된다. 안철수 위원장 역시 다음 주께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로 읽힌다.
지선을 앞두고 후보 간의 이러한 ‘견제구’는 선거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측면이 있긴 하다. 그러나 유권자에게 낯 뜨거운 ‘말 전쟁’으로 비쳐질 공산도 없지 않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