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직장암, 국소 절제술도 고려해야

초기 직장암, 국소 절제술도 고려해야

기사승인 2018-04-03 10:03:15

대장의 마지막 부분인 직장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직장암이 초기로 진단되면,  광범위 절제술 외에도 직장을 최대한 보존 하면서 암만 절제하는 국소절제술도 고려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암 수술은 광범위한 절제를 원칙으로 하나 조기암과 같은 특수한 경우 국소절제술로 완치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직장암은 위치가 비뇨생식기 및 배변과 관련된 구조물에 둘러싸여 있고 직장자체의 신체적 기능 때문에 수술로 직장 제거 시 하루에 수십 번 대변이 마렵고 잔변감이 있는 등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진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이인규 · 여의도성모병원 외과 박선민 교수팀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에서 수술 후 확인한 병리적 소견으로 침습 깊이가 1인 (T1 stage, ※표1) 직장암 환자 152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18.4%(28명)는 국소절제술을, 81.6%(124명)는 광범위 절제술을 받았다.

광범위 절제술을 받은 124명 중 임상적으로 국소절제술 치료가 가능해 보이는 T2 이하거나 N0(림프절 전이 없는) 환자 93명을 조사 하였다. 직장암 국소절제술은 T1 병기의 4cm 미만의 작은 암에, 림프절, 정맥, 신경 침범이 없을 시 권고되나 수술 전 진단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위와 같은 환자를 확인하였다. 수술 후 병리학적 검사 결과 이 중 46.2%(43명)는 국소적인 치료를 통해서도 완치가능성이 높은 환자였다.

직장암은 직장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하는데,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며, 이를 통칭하여 대장암 또는 결장 직장암이라 한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이며 상부, 중부 하부 직장으로 나뉘며 내려가 항문에서 끝난다.

직장암은 종양의 크기가 아니라 종양의 조직 침투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수술, 항암 화학 요법, 방사선 치료를 함께 병행한다.

직장암의 병기는 의사의 임상진찰, 조직검사, 영상검사 등 결과를 기초로 하여 판단하는 임상병기와 수술 후 확인한 병리학적 병기인 수술병기로 나뉜다. 임상병기와 수술병기는 다를 수 있다. 수술 전후 직장암 병기의 일치률은 종양병기가 59~95%, 결절 전이는 39~95%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최근 15년동안 직장암 병기가 1기인 환자의 국소절제술이 두 배 정도 늘었고, 환자 중 절반은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 최종 병기가 T1으로 진단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소절제술이 가능한 환자는 절제 전 검사와 영상검사에서 국소 림프절 전이 및 원격 전이가 없고, 신체검사와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크기가 3cm 미만인 경우다. 또한 직장 내 총 둘레의 30%를 넘지 않는 종양이 항문연(항문입구)에서 8cm미만에 위치하고, 조직의 분화도(정상 조직과 비교한 세포의 분화 정도)가 좋으며, 림프관/정맥혈관 침범이 없는 등의 환자이다.

반면 절제연과 암세포사이의 거리가 1mm이하를 포함한 절제연 침범, 점막하층으로 침범이 깊거나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거나, 저분화(암세포가 분화되었거나)/미분화암(매우 빠르게 진행되는암)인 경우, 림프관/정맥 혈관 침범 등의 소견을 보이는 고위험군의 점막하암은 10%에서 25%이상의 림프절 전이를 보이기 때문에, 림프절 절제를 포함한 광범위 절제술이 꼭 필요하다.
    
광범위 절제술은 종양으로부터 원위부(종양의 아래쪽) 및 근위부(종양 위쪽)에 걸쳐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장을 절제하고, 이와 함께 림프 경로를 광범위하게 절제한다. 최근에는 절제한 부분을 제거하고 남은 부분을 개복 복강경 로봇수술로 이어준다. 일부 하부 직장암 중 항문과 매우 가까이 존재하는 경우 항문까지 제거할 경우는 인공항문을 만들어 배설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대장암센터 이인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조기암이 의심되는 경우 국소적 치료를 통해 정확한 병기를 확인 후 광범위절제술 결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다양한 진단방법으로 병기를 정확하게 설정하고, 다학제 치료와 수술 방법을 환자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전제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대장암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Colorectal Disease, Impact Factor 2.426) 3월호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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