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엔 '내 탓'도 있다?

점점 심해지는 미세먼지엔 '내 탓'도 있다?

기사승인 2018-04-11 00:05:00

최근 한반도를 뒤덮었던 미세먼지의 절반가량은 국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개개인의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미세먼지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죠. 이제 누구나 환경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최근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정지태 고려대안암병원 환경보건센터장(소아청소년과 교수)은 “국가의 정책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해결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3월 22일~27일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PM2.5)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국내 미세먼지 기여도는 평균 47%로 확인됐다. 중국 등 국외 미세먼지 기여도는 평균 53%로 절반을 조금 넘는 정도다. 중국발 미세먼지에 못지않게 우리나라에서 자체 발생한 미세먼지의 양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결과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중국의 영향도 분명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내 미세먼지는 낮아진 데 비해 우리는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국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며 “미세먼지는 계절마다 성분도 다르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도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정부나 국민들의 노력이 총체적으로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미세먼지는 어린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대안암병원 환경보건센터가 진행한 환경성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쥐에게는 일차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이 발병하고, 이후 비염, 천식으로 이어지는 알레르기행진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 교수는 “미세먼지가 많은 환경에서 아이들이 자랄 경우 아토피, 천식, 알레르기비염이 연달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미세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사람들이 편한 것을 따라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한 것이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문제를 만들어 왔다”며 “생활 속 미세먼지를 줄이는 노력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경유차 대신 전기차를,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사용하고, 냉난방 을 최소화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방식이다. 또 재활용품 사용을 늘리고, 쓰레기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우리 생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쓰고 버리는 다양한 요소들이 환경에 영향을 준다. 쓰레기가 많이 배출되면 그것을 태우는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과도한 냉난방, 경유차 사용 등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도 결국 돌고 돌아 미세먼지의 원인이 된다”며 “정부의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미세먼지 문제는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가 제시하는 건강한 삶은 ‘불편함 감수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기본적으로 건강하게 살려면 편한 것이 아니라 불편함을 추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난방을 줄이고 스웨터를 입고 생활하고, 여름철에는 과도한 냉방을 지양해야 한다. 과도한 냉난방은 공기 중 수분을 빼앗기 때문에 오히려 병을 부른다. 계절에 맞게 조금 춥고, 덥게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불편하더라도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어진다.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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