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철 노선 신분당선의 재무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이 사업에 지분 투자한 건설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신분당선 사업에는 두산건설(29.03), 대림산업(9.71%), 대우건설(9.71%), 코오롱글로벌(4.85%), 포스코건설(4.85%) 등 7개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산업은행이 10.98%, NH농협은행이 3.67%를 지분 투자했다. 현재 신분당선 사업은 연속 손실과 자본잠식 상태로 접어들면서 최대주주 두산건설을 비롯한 건설사에게는 ‘애물단지’ 신세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두산건설은 7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낸 상태라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신분당선 사업, 손실로 자본잠식 상태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강남역에서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광교역을 잇는 수도권 전철 노선이다. 3차선인 신사∼강남 구간 노선은 현재 공사 중이다. 해당 노선은 수도권과 서울 지역 접근성(강남 접근성) 강화를 위해 만들어졌다.
이런 신분당선 사업은 손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분당선 주식회사는 약 55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신분당선 1차선이 완공된 2011년 이후 신분당선 주식회사의 누적 적자(누적당기순손실)는 4000억원이 넘는다.
2013년부터 자본잠식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분당선주식회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17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 상태도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분당선 사업이 부진 이유를 ▲노인 무임승차 ▲민간사업의 특성 등에서 찾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임승차율이 예상 보다 많았다는 점이다. 또한 신분당선은 공공이 아닌 민간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두산·대림·대우 등 신분당선 지분 투자 건설사도 손실로 ‘전전긍긍’
이같은 악재는 신분당선 지분 투자 건설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신분당선주식회사의 최대주주인 두산건설(29.03%)의 경우 손실 폭이 커져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두산건설의 신분당선에 대한 손실(평가손익 기준)은 364억원에 달한다. 전년(2016년, 124억원)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
이는 신용등급 하락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두산건설에 악재다. 두산건설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도 수년 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두산건설의 이달 기준 주가는 3000원대로 3년 전(1만원대) 대비 3분의 1로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두산건설의 신용도를 ‘BB+(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용도 ‘BB+’로 투자부적격 등급에 해당돼 공모는 물론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도 나서기 어렵다. 자금조달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신분당선에 지분투자한 대림산업(9.71%), 대우건설(9.71%)도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대림산업의 지난해 신분당선 사업 손실(평가손익)은 187억7600만원으로 전년(11억400만원) 대비 10배 이상 늘어났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신분당선 사업에 187억원 달하는 평가손실을 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