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폭행 영상’ 등 대한항공 사주 일가의 만행이 연이어 공개됐다. 온 가족이 ‘갑질’ 논란에 연루된 형국이다.
지난 12일 조 전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 광고대행 업체와의 회의 자리에서 팀장인 직원에게 물을 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XX 시끄러워! 또 뒤에 가서 내 욕 진탕 하겠지? 억울해 죽겠죠?"라는 조 전 전무의 고성이 담긴 회의 녹취록이 공개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조 전 전무의 국내체류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난 조 전 전무는 성인이 된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으로 알려졌다.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3∼4호는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하거나 경제 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타당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아내인 이 이사장도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3일 한 매체는 이 이사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신축 조경 공사장 현장을 촬영한 영상 속 이 이사장은 공사 현장에서 꼭 착용해야 할 안전모도 쓰지 않은 채 등장했다. 이 이사장은 현장 여직원의 팔을 잡아끌고 힘껏 밀었다. 현장에 있던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이사장의 삿대질과 발길질은 끊이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측은 이 이사장의 폭언 및 폭행 논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조 회장 본인이 논란에 휩싸였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종로 자택 인테리어 비용 30억 원을 사용한 뒤, 대한항공 계열사인 영종도호텔 공사비로 처리해 배임 혐의를 받았다. 사건에 대해 당시 경찰은 2번이나 구속 영장을 청구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조 회장 맏딸인 조현아 칼호텔 사장은 지난 2014년 12월 미국 뉴욕 JFK 국제공항에서 물의를 빚었다. 당시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던 조 전 부사장은 램프 리턴(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지난해 12월 본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2000년 조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교통법규를 위반한 뒤 단속 경찰관을 치고 도주했다. 공무집행 방해의 현행범 수준이었지만 당시 경찰이 이례적으로 입건 4시간 만에 석방 조치를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