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안면마비와 안면경련, 치료 어떻게 다를까?

[쿡기자의 건강톡톡] 안면마비와 안면경련, 치료 어떻게 다를까?

눈꺼풀 떨림 등 경련 증상에 혼동…원인과 예후 달라 정확한 진단 필요

기사승인 2018-04-25 00:05:00

수 초간 혹은 수 분간 눈꺼풀이 바르르 떨린다면 ‘눈꺼풀 떨림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잠을 못 자거나 불안증 등 스트레스가 있을 때 누구에게나 흔히 발생합니다. 대개 하루나 2~3일 내로 호전되며 정상 컨디션으로 회복될 때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눈꺼풀 떨림증은 눈꺼풀에 국한돼 나타납니다. 눈을 포함 입 주변도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안면경련을 의심해야 합니다. 안면경련은 안면마비와는 다른 질환으로, 무심히 방치했다가는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거나 증상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안면경련은 나이가 들면서 굵어진 혈관이 안면부 신경을 누르면서 생기는 경련을 말합니다. 눈과 입 떨림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 안면마비와 눈꺼풀 떨림증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안면경련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 5년 사이 22%나 증가했다.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 중년층에서 많이 발병해 전체 환자의 40%를 넘게 차지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지만, 노화로 동맥이 늘어나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눈 아래 떨리고 강하게 감겨…약물, 주사 치료 시행

안면경련은 눈 아래가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면서 시작됩니다. 한쪽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모든 얼굴 근육이 수축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 쪽으로 끌려 올라가 입 모양이 일그러집니다. 더 심해지면 경련이 발생해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씰룩 거리게 되는데요. 안면경련은 자연적인 치유는 매우 드물고, 오히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횟수가 증가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집니다. 이승환 교수는 “이를 방치하게 되면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편 근육의 비대칭 발달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증상이 심하지 않을 시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신경안정제를 약하게 쓰는데, 신경안정제는 안면신경만 흥분도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흥분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졸음 등의 부작용이 있습니다.

보톡스 주사도 쓰입니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효과로 1회 주사로 평균 3개월 정도 효과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또 맞으면 맞을수록 약효가 떨어져 궁극적인 치료로는 한계점을 갖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약물이나 주사로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원인 혈관을 떼어놓는 수술법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교수는 “안면경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나친 스트레스와 정신적인 긴장을 피하고, 신체적 피로가 축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음, 흡연 등은 피하고 과일과 같은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윙크하기, 휘파람불기, 껌씹기, 입벌려 웃기 등 안면 근육운동과 눈 주위를 마사지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안면마비’ 바이러스 감염으로 마비되는 병

안면마비는 안면경련과 어떻게 다를까요? 안면마비는 바이러스 감염 혹은 두개 내 종양 등에 의해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병입니다. 한쪽 얼굴 근육에 마비가 나타나 입 모양 등이 비뚤어지고 눈이 감기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흔히 ‘입이 돌아갔다’고 표현하는 안면 비대칭이 주 증상으로, 눈이 잘 감기지 않거나 식사 또는 양치를 할 때 물이나 음식이 새어 나와 안면신경마비의 발생을 알아채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특발성 안면신경마비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1년 3만8373명에서 2016년 4만5912명으로 5년 새 20% 가까이 증가했는데요. 안면마비환자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남상수(한방침구과) 강동경희대병원 안면마비센터장은 “대부분 수면부족,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안면신경마비는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마다 다양한 예후를 보이는데요. 남상수 센터장에 따르면 신경 손상률이 70~80%가 넘는 심한 안면마비인 경우 안면 비대칭이 남거나 경련 등의 2차적인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상수 센터장에 따르면 신경의 마비가 시작된 시점부터 짧게는 1~2일, 길게는 5일 이상까지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마비 증상이 점점 심해집니다. 손상된 신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떨어지고, 일정시기가 지나면 신경재생이 멈춰 더 이상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집중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 센터장은 “침, 봉독약침, 전기침, 뜸, 부항 및 한약 등의 한방치료를 환자의 특성에 따라 복합적으로 시행해, 신경 재생이 활발한 시기에 집중적으로 신경이 재생될 수 있도록 돕는다”면서 “벌침으로 불리는 봉독약침도 항염증, 신경보호, 혈액순환 촉진 등 효과가 뛰어나 안면신경의 재생을 촉진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안면신경마비는 대부분 수면부족,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찬 기운이나 바이러스가 신경으로 침입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력을 높이고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개선하여 신경의 재생력을 높이는 한약 치료도 시행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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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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