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은 우리 눈 속에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신경조직으로 빛에 대한 정보를 전기적 정보로 전환하여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망막질환은 시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작은 증상이라고 놓치지 않고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노화 현상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망막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는 증상은 무엇이 있는지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동원센터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휘어져 보인다면 '황반변성', 중심부 흐리게 보이면 '중심 장액성 맥락망막병증'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로 다른 부위보다 노란색을 띄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빛 자극에 반응하는 시세포가 밀집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시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시력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황반에 이상이 생기면 주로 시야 중심부에 이상을 느끼게 된다. 물체가 휘어져 보인다면, 반드시 황반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중심부가 일그러져 보이거나 검게 보일 때도 역시 황반변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황반변성은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위축 또는 신생혈관의 발생에 의해 황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령, 흡연, 유전적 요인 등의 원인이 있으나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3대 실명 질환 중의 하나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나빠져서 결국은 실명에 이르기도 한다.
중심 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란 원인이 불명확한 질환으로 황반에 ‘물’(혈액 중 액체 성분)이 고여 시력저하를 일으키는 병이다. 중년 남성에서 가장 많이 생기고, 편두통, 히스테리증, 건강염려증 등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 흔하다. 밝혀진 원인 중 한 가지로 스테로이드 약물이 있어 이를 복용한 병력이 있는 경우 발생하기도 한다.
중심부가 흐리게 보이거나 작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며 많은 경우 3개월 정도 지나면서 자연회복 되기도 하지만 회복 후에도 색각 감소, 상대적 암점, 미시증, 변시증, 대비감도 저하, 야맹증 등 시력장애를 남길 수 있다. 이 병은 재발이 매우 흔하여 약 50%에서 1년 이내에 다시 생길 수 있다. 여러 번 재발하면 시력장애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대개 건강한 중년 남성에서 갑자기 발생하나 여성이나 젊은 사람에게도 드물지 않으며, 재발을 잘하는 특징이 있어 치료하지 않거나 늦게 병원에 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지속적인 시력장애를 남길 수 있는 질병이므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직선 끊어져 보이면 '황반원공', 커튼처럼 가려져 보이면 '망막박리' 의심
황반원공은 황반 중심에 구멍이 나는 것이다. 이곳에 구멍이 나면 필름에 구멍이 나서 사진에 검은 점이 생기는 것처럼 우리가 물체를 쳐다볼 때 중심부분이 보이지 않게 된다. 중심 부분에서 직선이 끊어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며 주변부는 정상적으로 보인다.
황반원공의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젊은 환자들은 대개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60~70대 고령에서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데 여성이 3배 정도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병의 발생기전은 유리체와 망막 및 망막색소상피세포 등 눈 속의 구조를 유지하는 부분들의 퇴화로 인해 황반부에 앞뒤, 좌우로 당겨지는 힘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두 눈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한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을 늦게 발견해 안과에 오는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황반변성과 황반원공은 치료하지 않으면 중심시력을 잃게 되는 질병이므로 빠른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눈의 주변부가 커튼처럼 가려져 보이는 경우는 망막박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망막박리란 안구의 안쪽에 부착되어 있는 망막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벽지가 떨어지듯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 눈 속의 대부분은 유리체로 채워져 있고, 이 유리체는 망막과 바로 부착되어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내의 액화가 일어나면 빈 공간이 생기게 되고, 유리체의 유동성이 증가함으로써 뒷유리체의 박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망막이 찢어질 수 있다. 따라서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던 경우에도 망막박리는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유리체 액화는 눈 속 수술, 눈 외상, 눈 속 염증 등을 겪은 사람들에서 더 흔히 나타나기도 하고, 고도근시가 있는 눈, 아토피로 인한 피부염 등이 있는 사람에게서는 젊은 나이부터 진행되기도 한다. 한국망막학회가 2012년 망막질환으로 실명을 진단받은 환자 882명을 분석해 실명을 초래하는 주요 망막질환들의 통계를 발표했는데 망막박리는 당뇨망막병증(23.2%). 황반변성(21.4%)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동원센터장은 “망막박리는 빠르면 수일, 또는 수주 내에도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정기적인 검진은 물론,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망막질환은 발견 시기가 늦어질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정기 검진 및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눈의 위쪽 반, 혹은 아래 쪽 반 부분 등 반쪽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분지망막정맥폐쇄 등의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분지망막정맥폐쇄는 망막의 정맥이 갑자기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망막정맥이 폐쇄되면 정상적 혈류가 차단되어 갑작스러운 시야장애 및 시력감소가 발생하는데 위쪽 정맥의 폐쇄가 더 흔하므로 시야의 아래 쪽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더 흔하다.
분지망막동막폐쇄는 망막의 동맥이 막혀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분지망막정맥폐쇄처럼 위쪽 반, 혹은 아래 쪽 반이 가려져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망막정맥폐쇄보다 드물지만 시력을 잃을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증상이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센터장은 “망막질환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매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망막질환은 빨리 발견해 치료할수록 시력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으므로 정기검진을 받았다고 해도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