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서부터 듣지 못하는 선천성 난청 소아는 12개월 전후에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시행해 청각중추의 발달이 빨리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귀 안의 청신경이 살아있을 경우 청신경에 전기 자극을 주면 정상과 유사하게 청력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언어인지능력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이미 인공와우를 이식한 한쪽 귀 외에 추가로 반대쪽 귀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양쪽 귀 인공와우 이식수술 시기에 따른 효과를 처음으로 분석한 연구가 나왔다.
정종우,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1995년부터 2016년까지 귀에 기형이 없으면서 순차적으로 양측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후 4년 이상 청력검사를 시행한 소아 난청 환자 73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두 번째 인공와우 이식수술까지 3.5세 이전에 모두 마친 경우 96.9%의 높은 언어인지능력을 보였다.
첫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7세 이전에 이뤄진 경우에는 13세 이전에 반대쪽 귀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했을 때 약 80%의 높은 언어인지능력을 보였다. 두 번째 수술은 시기가 늦더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한쪽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할 경우에는 7세 이전에 해야 청각중추가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이미 수술한 첫 번째 귀의 인공와우에 의해 뇌가 이미 청각 신호를 인지할 수 있어 반대쪽 귀의 수술시기가 조금 늦더라도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종우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두 번째 인공와우 수술을 앞두고 있는 많은 환자에게 수술 후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참고기준으로 사용될 수 있어, 수술 시기 결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미 한쪽을 수술한 환자의 경우 반대쪽 수술을 13세 이전에 시행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 결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대 측 수술을 가능한 빠른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는 “본 연구는 단일병원에서 시행한 연구 중 세계적으로 가장 대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로서 의의가 있으며, 늦었지만 두 번째 수술을 20세가 넘어서 한 환자도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수술 시기가 늦었다고 낙담하지 말고 적극적인 청각재활을 시도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본 연구는 최근 미국 이과학회와 신경이과학회의 학술지인 “이과학-신경학(Otology&Neurotology)”에 발표됐으며, 2018년 6월 유럽 신경이과학회에 초청 발표될 예정이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