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의사협회와 복지부 대화 재개, 문재인 케어 청신호?

[기자수첩] 의사협회와 복지부 대화 재개, 문재인 케어 청신호?

기사승인 2018-05-12 00:08:00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만났다. 지난 3월29일 의-정협의 중단한지 43일 만이다. 같은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의협 등 보건의료공급자단체들과 상견례를 진행했다.

의협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참여한 의-병-정 실무협의체 10차 회의 직후 “의료계를 정책파트너로 신뢰하고 존중할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또 다시 기대를 저버렸다”며 정부와의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의협은 최대집 회장 집행부가 들어섰고, 대화 중단 선언에서 한발 물러서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는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하자는 것보다, 대화를 통해 그동안 정부의 자세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보고 다시 정부와 논의를 이어갈지 판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복지부와 의협의 대화 재개를 위한 만남에서 나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논의’라는 기조는 이전과 같았다. 또 이날 이들은 국민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바람직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큰 틀에서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사회적 논의를 해 나가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의정대화를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협상이 불미스럽게 결렬된 후 어렵게 다시 만났다. 지난 의정협의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는데 진정성을 갖고 소통한다면 의협, 복지부, 국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책임감을 갖고 성과를 만들어보자”고 말했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 역시 “(의협과 복지부) 모두 지향하는 목적지는 국민건강으로 같고, 보장성강화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지속적인 소통과 대화로 서로 간에 신뢰를 찾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의사협회의 수가협상 참여, 그리고 의정 대화 재개 등 단편적인 상황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추진에도 청신호가 켜진 듯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여전히 험로를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당장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12일 오후 8시부터 13일 오전 8시까지 1인 시위를 예고했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일에는 제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서울 덕수궁 앞에서 개최키로 하며 의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차 전국의사총궐기대회는 ‘이대로 무너지게 둘 것인가 - 문케어 저지와 중환자 생명권보호 대회’를 주제로 치러진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신뢰를 기반한 논의’를 강조하는 의사협회가 정말로 정부와 대화를 진행할 의지가 있냐는 것이다.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것은 서로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1인 시위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의사협회는 아닌 듯하다.

더욱이 이러한 의사협회의 방향은 외부와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의사협회가 국민과 내부의 반발로 집단휴진 계획을 철회 했음에도 20일 총궐기 집해를 개최키로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 의정 논의를 재개한 정부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맞불 투쟁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략적으로 정부를 코너에 몰아넣는 것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나갈 길 없는 명분 싸움으로 가면 정부의 활동 범위를 좁히게 되고, 아무리 정당한 주장을 해도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을 만들 수 있음을 의사협회도 알아야 한다.

정부와 의사협회가 강조했던 ‘국민 건강’의 중심에는 국민이 있고,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그 어떠한 행위도 인정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핑계거리가 아니다. 정부와 의사협회 모두 국민에게 신뢰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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