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의학계에서는 여성의 초경이 빠를수록 골다공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발표됐다. 대부분 초경 연령과 비만의 척도인 체질량지수(BMI)의 상관관계를 통해 밝혀낸 것이었다. 하지만 초경이 늦을수록(특히 16세 이상 시작) 골다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모은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장동균 교수와 국립암센터 자궁암센터 장하균 전문의 공동 연구팀이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50세 폐경 전 여성 5032명을 대상으로 초경연령과 골밀도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503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초경 연령(12세 미만, 12~13세, 14~15세, 16~17세, 18세 이상) 별로 골밀도 수치를 조사한 결과, 초경 연령에 따른 허리 골밀도 수치는 12세 미만(0.9981),12~13세(0.9884), 14~15세(0.9854), 16~17세(0.9738), 18세 이상(0.9505)의 결과를 보였다. 특히 초경 연령이 16~17세 그룹과 18세 이상인 그룹에서 허리의 골밀도 수치가 다른 그룹보다 유의하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에 대해 장동균 교수는 “최근 여성의 초경 연령이 빨라지고 있는데, 2014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평균 초경 연령이 11.7세다”며 “골다공증 발생 빈도도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라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경 시기가 느리면 폐경까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척추의 골밀도가 감소할 수 있으며, 이는 골다공증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하균 전문의도 “대표적인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여성에서 초경, 폐경과 같은 생리작용뿐만 아니라, 사춘기 이후 성장하는 동안에 적절한 뼈의 질량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 청소년 시기에 무리한 다이어트, 성장 호르몬 주사 등으로 인해 불규칙한 호르몬 분비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에 균형적인 성장에 대한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초경이 늦은 여성은 젊을 때부터 미리 골다공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동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볼 때 초경이 늦은 편인 여성 청소년은 나이가 들어 폐경이 되면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하여 골다공증의 위험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젊고 건강할 때부터 규칙적 운동과 함께 칼슘과 비타민 섭취를 통해 대비하면 추후 노인이 되었을 때 골다공증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다공증과 이와 연관된 골다공증성 골절이 있는 경우 근력 약화와 보행 장애로 인해 장애율과 사망률이 증가되는 악순환이 이어져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경제적 비용 손실도 크게 증가한다”며 “이러한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골다공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골다공증 분야 국제 학술지인 ‘오스테오포로시스 인터내셔널(Osteoporosis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