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군, 수십억 원 들여 골프연습장 건립 논란

영양군, 수십억 원 들여 골프연습장 건립 논란

기사승인 2018-05-23 15:49:46

경북 영양군이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인도어골프장연습장 건립에 나서면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인구 절반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데다 고령화로 인구절벽에 선 영양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셈이라서 군수의 ‘전시행정’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영양군은 지역발전특별회계 9억 원과 경북도비 5억 원, 군비 21억 원 등 총 41억 원을 들여 올해 12월까지 1031㎡ 건물 규모의 인도어골프연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양군은 2016년 12월 국방부 소유였던 영양읍 감천리 일대 6만8000㎡ 부지를 매입하고, 이중 3만6000㎡는 골프연습장 부지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3만2000㎡부지는 공공기관 등이 들어설 것을 감안해 미리 매입했지만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상태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주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인구 1만7000명, 이중에서도 절반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며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5%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십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어 골프연습장을 건립하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다.

더욱이 이 골프연습장을 군이 직접 운영할 계획이라서 공무원을 비롯한 특정인들의 ‘놀이터’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2016년 9월 영양군은 군수배골프대회를 열어 골프용품과 냉장고 등을 협찬 받았다가 돌려줘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영양군 연간 예산은 약 2764억 원으로 유사 지방자치단체 평균예산 3379억 원 보다 615억 원 적은 형편이다.

재정자립도 역시 올해 기준 11.67%로 전국 유사 지방자치단체 평균 재정자립도 14.49%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불필요한 사업에 따른 예산낭비 지적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영양군 영양읍 최모(67)씨는 “지역주민들이 주로 농사를 짓는데다 노인도 많고 점차 인구도 줄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골프연습장이 필요한가”라며 “당장 공사 진행을 중지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영양군 관계자는 “2013~2014년 건립한 헬스장과 볼링장도 처음에 타당성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잘 운영되고 있다”며 “골프장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영양=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

권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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