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IB(투자은행) 업계는 고수익 창출을 위해 주택 부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사들의 신용보강 리스크 기피 현상 ▲증권사 사업 영역 확대라는 이해관계가 맞물려서다.
또한 재개발과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이 기존의 주택 사업(용지매입을 통한 주택사업) 보다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증권사들이 금융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인 신정뉴타운 2-1구역 주택재개발(삼성물산 시공)에 금융주관사로 나선다.
이 사업은 서울시 양천구 신정2동 1175-28번지 일대에 아파트 1497가구 및 부대복리 시설을 신축하는 주택재개발사업이다.
해당 사업에서 자금을 빌린 주체(차주)는 ‘신정2재정비촉진구역1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신정뉴타운 2-1구역 조합)이다.
자금 발행은 SPC(특수목적법인) ‘아리신정2유동화전문(유)’가 맡고 있다. SPC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2000억원의 대출채권을 넘겨받아 이를 기초로 ABS(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한다.
대출채권의 만기일은 2020년 6월 30일로 만기 일시상환 조건이다. 임의 조기상환은 허용되지 않는다.
키움증권도 서울 은평구 수색6구역 재개발 사업(GS건설 시공)에 대한 주관사 및 업무수탁·자산관리 역할을 맡았다. 이 사업은 시행(차주)은 ‘수색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수색6구역 재개발조합)이다. 수색6구역 재개발조합은 SPC(특수목적법인) ‘지케이수색주식회사’를 통해 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한다.
조합의 대출채무에 대한 PF보증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맡고,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유동화증권 매입보장을 책임진다. 즉 유동화증권이 발행 당일 모두 판매되지 못하는 경우 증권사가 이를 대신 매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이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도시정비사업 영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우선 수익성과 안정성을 충족하고 있어서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주택이 늘어나고 있으나 도심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단지는 선전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 분양시장 청약경쟁률(2018년 4월 기준) 상위 10곳 중 7곳이 재개발·재건축 단지다.
이어 택지지구 내 용지 확보를 통한 신규 수주 사업도 감소하고 있어서다. IB업계 관계자는 “신규 수주 물량 감소와 사업 영역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증권사들의 도시정비사업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신용보강 리스크 회피도 금융사(혹은 증권사)의 PF 참여에 영향을 미쳤다. 기존에는 시공사가 신용 등급이 낮은 시행사를 대신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지매입비용과 사업비를 조달해왔다. 하지만 시공사가 부담하는 사업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공사의 지급보증이 줄어드는 대신 증권사들이 신용을 보강하는 방식이 늘어나고 있다. 더군다나 도시정비사업은 택지지구 내 주택사업과 비교해 리스크도 적다는 평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