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 경협 관련주들이 대거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철도 및 도로 연결 등과 같은 건설주, 가스관,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 경협 관련 주식이 급락했다.
현대아산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전 거래일 대비 16.84% 하락했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도 동시에 급락했다. 좋은사람들(-22.05%), 남광토건(-18.40%), 인디에프(-17.81%), 신원(-17.37%) 등이 전 거래일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북 철도연결 관련주로 분류된 현대로템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9.19% 하락한 2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건설주도 크게 하락했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5대 상장 건설사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남북 경협 수혜 건설주로 불리던 현대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9.78%(6600원) 떨어진 6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 대우건설(-6.75%), GS건설(-3.16%), 대림산업(-2.93%) 순으로 하락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0.39% 상승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북미회담 개최가 무산된 것은 완전 결렬 보다는 협상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KB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트럼프가 북미정상 회담 취소 공개서한을 보냈지만 이는 협상의 연장선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개서한의 표현이 원색적이지 않은 외교적 수사로 가득하다는 점, 북한 인질 석방에 대한 감사 표현과 향후 마음이 바뀐다면 전화 혹은 편지를 달라는 당부가 포함됐다”며 “이는 북미관계를 협상 전으로 돌리기 보다는 비핵화에 대한 압박에 가깝다”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대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남북 경협주가 북미 정상회담의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만큼, 이들 주식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비핵화·시장 개방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격 매도 보다는 조정 후 저가 매수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