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알레르기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E’ 수치가 높을수록 당뇨병 발병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글로불린 E(Immunoglobulin E, 이하 IgE) 알레르기성 질환의 면역에 관여하는 항체로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천식, 꽃가루 알레르기, 기생충 감염의 경우 등에서 혈중 IgE 함량이 상승한다.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질환을 가진 환자의 IgE농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 발표한 연구에 의하면 아토피성 피부염환자 중 당뇨병 발생위험도가 일반적인 률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 그 기전으로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만성염증반응이 당뇨병 발생위험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IgE는 비만세포와 결합하여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비만세포에서 유래한 염증물질들은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시켜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이에 IgE 활성화가 당뇨병 발생의 주요 인자임을 착안해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교신저자)·김미경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총 1,528명(남 755명, 여 733명)을 대상으로 ▲혈중 총 IgE 농도, ▲ 주요 흡입 알레르기 유발 항원인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에 대한 특이 IgE농도를 혈당수치와 비교 분석했다.
분석결과 혈중 총 IgE 농도가 100 kU/L 이상으로 IgE가 증가된 집단은 교란변수(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거주지 등)를 교정한 후에도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당뇨병 위험도가 1.72배 높았다. 일반적으로 혈중 총 IgE 농도가 100 kU/L 이상은 ‘IgE감작’으로 본다.
집먼지진드기 및 바퀴벌레에 대한 특이 IgE 농도가 증가된 경우에도 당뇨병 위험도가 각각 1.63배, 2.27배로 유의하게 높았다.
한편 총 IgE 농도 증가는 공복혈당 증가 뿐만 아니라 복부비만,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인슐린저항성 및 대사증후군과도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특히 바퀴벌레에 대한 특이 IgE 농도 증가는 당뇨병환자에서 불량한 혈당조절과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권혁상 교수는 “ IgE 농도증가가 당뇨병 발생 및 대사증후군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최초로 밝힌 연구로서 혈중 IgE가 한국형 당뇨병 발병의 독립 위험인자로서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바퀴벌레 및 집먼지 진드기에 대해 감작된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집안 청결관리 생활화 등을 통해 당뇨병 발병 위험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2018년 2월호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