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中·美 압박 거세진 삼성전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中·美 압박 거세진 삼성전자

기사승인 2018-06-09 05:00:00

반도체 및 제조업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이 높아지며 중국과 미국 등지의 압박도 한층 거세졌다.

최근 중국 21세기경제보도와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를 대상으로 ‘가격 담합’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 산하 반독점국 조사관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사무실을 방문, 반독점 조사를 강행했다. 조사관들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의 배경에 3사의 가격 담합 등이 작용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반독점국의 조사가 무리한 행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체 담합 혐의는 지난 2004년에도 한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반도체 회사들은 조 단위의 과징금을 물었으며 임직원들이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은 반도체 업체들이 이후 투명한 구조로 기업을 운영, 담합 구조가 형성되기 힘들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이 라이벌 업체들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6년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메모리 반도체 자급률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높아진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는 것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전면에 나선 만큼 기업으로서는 적극적인 해명을 하기 힘들다. 자칫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반독점국의 조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조사에 성실히 응했다”고 말을 아꼈다.

제조업 관련 주 시장인 미국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앞서 미국의 가전업체 월풀은 국내 기업을 상대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청원을 넣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저가 공세로 미국 제조사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역시 국내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수’ 였다는 해석이 많다. 당시 미국 대형 가정용 세탁기 시장의 업체별 점유율 조사 결과 월풀이 38%로 가장 높았으며, 삼성전자가 16%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이프가드 발동 후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시작,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중이다. 다만 모든 케파의 풀가동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한 글로벌 시장의 노골적인 견제는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이러한 변수들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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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445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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